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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디스플레이 부진…'외로운' LG전자

  • 2020.05.11(월) 16:06

[어닝 20·1Q]4대그룹 리그테이블
영업이익 총 1.6조…전년 대비 2.7% 감소
전자 홀로 1조 책임져…화학·디스플레이 침체

지금으로부터 3년전인 2017년.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후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전 임직원들에게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는 메세지를 내놨다. 당시 LG화학은 분기 영업이익 7969억원을 달성해 6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었다.

다른 계열사들의 성적표도 좋았다. LG전자가 당시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LG디스플레이는 사상 처음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그룹 3대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실적이 고공행진했다. 이들 3개 회사 영업이익 2조7453억원은 LG그룹 전체 1분기 영업이익 3조3804억원의 80%를 담당했다.

하지만 그 이후 분위기는 급변하고 있다. 올해 1분기도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LG전자는 역대 두번째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하며 속도를 늦추지 않았지만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의 성적은 여전히 신통치 않았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아직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11일 비즈니스워치가 집계한 LG전자(LG이노텍 포함)·LG디스플레이·LG화학·LG생활건강·LG유플러스·LG상사·LG하우시스 등 LG그룹 주요 상장 7개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이하 연결 기준)은 총 34조9243억원이었다. 전년 동기보다 1.6%, 재작년 동기보다 0.6% 줄었다.

이들이 기록한 영업이익은 총 1조5892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2.7% 줄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27.9% 줄어 2조원대가 무너졌다. 영업이익률은 6.3%에서 4.6%로 하향세를 보였다.

이중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3대 계열사 영업이익 총합은 9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96억원보다 8.1% 줄어들며 1조원대를 내줬다.

3대 계열사 가운데 LG전자만 유일하게 선전하며 그룹 실적 하락폭을 최소화했다. 영업이익이 1조904억원으로 역대 두 번째로 좋았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매출 5조4180억원, 영업이익 7535억원 등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결과다. LG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약 70%를 가전사업에서 담당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건강과 위생 관련 제품들을 찾는 손길이 늘어서다.

텔레비전(TV)이 주력인 HE사업본부도 모처럼 웃었다. 영업이익이 325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1.7% 늘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초대형, 나노셀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비중 확대가 주효했다. 이 사업본부는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해 그간 수익성이 악화됐었다.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영업손실이 2378억원으로 20분기째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북미, 유럽 등 주요 국가 현지 판매 매장이 폐쇄된 여파다. 가전이 전체 실적을 주도하고 TV사업이 이를 받쳐주고, 휴대폰 사업이 부진한 흐름이 1분기에도 이어졌다.

LG이노텍도 LG전자와 같이 선전했다. 영업이익이 13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 4년 동안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내다가 하반기 수천억 이익을 거두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였던 것과 비교해 비교적 빠른 시기에 좋은 실적을 냈다. 주요 공급처 애플이 지난달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 '아이폰SE' 출시로 인한 카메라 모듈 공급량이 늘면서 회사 매출도 고공행진한 것으로 보인다. 기판소재사업 역시 실적개선 역할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여전히 부진했다. 1분기 영업손실이 3619억원으로 다섯 분기째 적자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적자폭이 약 3배 늘었다. 그나마 2분기 연속 적자폭이 줄어든 것이 위안이다.

LG디스플레이는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 경쟁 심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고부가가치 시장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확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효과를 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2분기 역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LG화학 영업이익은 2365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5.9% 줄었다. 2018년 하반기부터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겪었던 업황 침체 국면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주력 석유화학부문이 부진했다. 영업이익이 242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9.1%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제품 수요가 위축되며 수익성도 나빠졌다. 원재료 나프타 가격이 유가 하락에 힘입어 내려간 것이 그나마 실적 낙폭을 줄였다. 나프타 국제 가격은 올해 1월 배럴당 60.88달러에서 3월 30.28달러로 반토막 났다.

배터리부문 영업손실은 5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5% 줄었다. 자동차 전지 신규 라인 가동에 따른 비용 발생에도 소형 전지 등 비용 절감, 수율 개선 등으로 수익성 악화폭을 축소했다는 설명이다.

LG생활건강의 성장은 계속 이어졌다. 영업이익이 33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 늘며 LG화학, LG디스플레이를 추월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에도 연간 영업이익 1조176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었다.

LG유플러스 영업이익은 219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5% 증가했다. 여섯 분기 만에 영업이익 2000억원대를 탈환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업무 활성화로 인터넷 데이터센터 고객 수요 증가 등 '언택트' 관련 사업 증가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LG헬로비전이 자회사로 편입된 것도 수익성 개선에 한몫했다.

LG상사 영업이익은 499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6.4% 감소했다. 긴급 물동량 증가, 물류 운영센터 신규사업 안정화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LG하우시스는 영업이익이 208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89.9% 급증했다. 건자재 사업에서 고부가 제품 매출 확대 등이 이뤄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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