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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통틀어서도 막지 못한 이노베이션 '구멍'

  • 2020.05.13(수) 08:49

[어닝 20·1Q]4대그룹 리그테이블
주요 8개사 합산 영업손실 4569억원
하이닉스·텔레콤 분전에도 '적자'

초유의 저유가가 SK그룹에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던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주요 산유국의 공급 경쟁으로 떨어진 원유가격을 더욱 급격하게 떨어뜨리며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에 1조7000억원 넘는 손실을 안겼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 반도체와 통신 계열사들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 하지만 그룹의 분기 적자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회장을 맡은 지 20년 동안 이런 종류의 지정학적 위기는 처음"이라며 긴장감을 내비친 게 작년이었지만 올들어 코로나까지 덮친 결과는 처참했다.

13일 비즈니스워치가 집계한 2020년 1분기 SK하이닉스·SK텔레콤·SK가스·SK머티리얼즈·SK네트웍스·SKC·SK케미칼·SK이노베이션 등(이상 영업이익 순) SK그룹 주요 8개 상장 계열사의 합산 영업손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은 총 -4569억원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 8개사가 2조1681억원의 영업이익을 합작한 것에서 2조6250억원을 까먹은 셈이다. 사업외형도 쪼그라들었다. 1분기 8개사 합산 매출은 28조48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2%(1조2418억원)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1년전 7.4%였지만 올 1분기는 -1.6%로 곤두박질쳤다.

하이닉스마저 없었다면 어땠을까? SK하이닉스는 지난 분기 그룹에서 가장 많은 800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1분기보다 41.4% 감소한 규모지만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나간 뒤 이익이 우하향 곡선을 그리던 추세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가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을 증가시킨 것은 6개 분기만에 처음이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영업 차질을 최소화 했고 주력인 D램 가격도 상승하면서 거둔 성과다. 1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4%도 채 늘지 않았지만 영업이익은 239.1% 급증했다. 서버용 반도체 판매 증가와 수율 향상, 원가 절감 등에 복합적으로 힘입은 결실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텔레콤도 애초 걱정했던 것보다는 나은 실적을 냈다. 코로나 여파에도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와 신사업 성장을 통해 실적을 방어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6.4% 감소한 3020억원이었고 매출액은 2.7% 증가한 4조4504억원이었다.

무선통신 중심의 SK텔레콤 본체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15.7% 감소한 2579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유선통신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코로나로 인한 외출 감소 덕을 톡톡히 봤다. 인터넷TV(IPTV)를 중심으로 매출은 전년보다 8.2% 증가한 8235억원을, 영업이익은 90.8% 급증한 374억원을 냈다.

다음으로 영업이익이 많은 건 SK가스였다. 영업이익은 86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77% 급증했다. 이는 헤징(위험 분산) 목적의 파생상품 거래로 인한 일시적 요인 덕분이다. SK가스는 작년 1100억원의 파생상품 손실을 입었는데 이중 상당 부분이 1분기 이익으로 잡혔다.

코스닥 상장사로 반도체 등 산업소재를 다루는 SK머티리얼즈도 선방했다. 이 회사는 1분기 영업이익이 53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6% 감소했다. 매출은 2123억원으로 15.2% 증가했다. 주력제품인 삼불화질소(NF3)의 매출은 부진했지만 특수가스 매출이 늘어난 덕이다. 영업이익률은 25%로 8개 분석 대상 계열사 중 가장 높았다.

다양한 사업을 거느린 SK네트웍스의 성적도 괜찮았다.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4.9% 줄어든 2조8746억원, 영업이익 18.1% 늘어난 412억원이었다. '워커힐'을 운영하는 호텔사업 등은 악화된 환경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렌터카와 홈케어(SK매직) 등 주력으로 키우는 신사업분야 실적이 견조했다. 이 회사는 주유소 소매 판매사업도 내달 1일 현대오일뱅크에 양도를 마무리하고 신사업에 집중한다는 태세다.

화학·소재 계열사 SKC는 매출 6611억원, 영업이익 274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9.5% 늘렸지만 영업이익은 24.3% 감소했다. 지난 1월 동박사업(SK넥실리스) 인수를 완료했지만 사업재편 과정에 들어간 일회성 비용이 약 300억원에 달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화학·제약 계열사인 SK케미칼의 경우 안면 가리개(페이스실드) 등 방역용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년동기 대비 119% 늘어난 8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나머지 7개 계열사들의 이익을 까먹고도 남을 만큼의 적자를 냈다. 7개사 영업이익은 1조3183억원이었지만, SK이노베이션은 1조775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1962년 이 회사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이다. 종전 최악은 역시 국제유가가 급락했던 2014년 4분기 4217억원 적자였다. SK이노베이션은 환차손으로도 2720억원의 영업외손실을 기록해 세전손실이 2조472억원이나 됐다.

정유를 중심으로한 석유사업에서만 1조6360억원의 손실을 봤다. 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관련 손실만 9418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항공유·휘발유 등 석유제품 값이 원유가격보다 떨어진 탓에 손실이 더 커졌다.

자회사 SK종합화학 등이 꾸리는 화학사업도 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898억원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회사 화학사업 분기 적자는 2015년 4분기 이후 4년 3개월만에 처음이다. 자회사 SK루브리컨츠의 윤활유사업 영업이익도 전분기보다 580억원 줄어든 289억원에 그쳤다. 배터리사업은 영업손실 1049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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