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vs 14%'. 작년 LG이노텍 전체와 이 회사 기판소재사업부의 영업이익률 차이다. LG그룹의 전자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은 정보기술(IT)산업 경기와 애플 등 고객사의 부품 주문량에 따라 실적도 들쭉날쭉 하다. 하지만 기판소재사업부만 보면 다르다. 작년부터는 두 자릿수 이익률을 내면서 LG이노텍의 사업 수익성을 지키는 '알토란' 역할을 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11일 LG이노텍에 따르면 이 회사 기판소재사업부문은 작년 매출 1조1271억원에 영업이익 1580억원을 기록했다. 연 평균 영업이익률은 14.0%로 회사 전체 영업이익률 4.9%(매출 8조3021억원, 영업이익 4031억원)보다 9.1%포인트 높았다.
다른 사업부와 비교해도 수익성이 탁월하다.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매출 5조4257억원에 영업이익 3708억원으로 6.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익 규모는 크지만 수익성은 기판소재 사업부의 절반에 그친다. 기판소재사업부의 사업규모(매출)는 회사 전체(작년 기준)의 13.4%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39.2%다.
기판소재사업부는 특히 작년 2분기 이후 수익성이 더욱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 1분기만 해도 8.9%였던 영업이익률은 이후 분기 별로 13.9%, 18.5%, 14.0%로 솟았다. 지난해 모바일용 HDI(High Density Interconnection, 고밀도 인쇄회로 기판) 사업을 정리하면서 수익성이 더 나아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 전체 기준 6.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올해 1분기 역시 기판소재사업부는 두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분기 매출 2조109억원, 영업익 138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기판소재사업부는 같은 기간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13% 늘어난 28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오는 15일 분기보고서를 통해 공개된다.
이런 수익성은 세계 시장에서 30~40%대의 점유율을 보이는 기판소재사업부의 주력제품 경쟁력에 기반을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바일·사물인터넷(IoT) 통신용 반도체 기판인 'RF-SiP', 디스플레이 패널과 메인기판을 연결하는 얇은 테이프 형태 부품인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 패널에 빛을 쪼여 미세회로를 새길 때 쓰는 차단막 '포토마스크' 등이 이 사업부가 생산하는 세계 1위 제품이다.
RF-SiP은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의 통신칩, AP(Application Processor) 등을 메인기판과 연결해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부품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32%를 차지하며 2018년에 이어 글로벌 1위다.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는 2009년부터 1위로 지난해 세계 점유율 40%를 차지했다. 2000년부터 세계 1위인 포토마스크도 작년 점유율 33%를 지켰다.
업계는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의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회사의 수익성이 나아지려면 다른 사업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LG이노텍 전장부품과 LED(발광다이오드)사업부의 경우 작년 각각 520억원, 83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회사 이익을 줄였다.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각각 -4.6%, -23.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