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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가 안된다' 화학 구조조정 또 나올까

  • 2020.06.25(목) 09:10

중국 기업 맹추격…합섬원료, 소화불량 직면
롯데-한화 자율 구조조정 사례 주목

최근 화학산업 구조조정을 두고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롯데케미칼이 합성섬유 원료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사업을 접고 한화종합화학이 대신 PTA를 공급하는 '민간 자율 구조조정' 사례를 참고해 추가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된다.(※관련 기사: 롯데-한화, 자율 '화학 구조조정' 들어갔다)

◇ 우울한 시황

특히 TPA가 1순위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힌다. TPA는 PTA와 제품 순도 차이만 날 뿐 사실상 같은 제품으로 분류된다. 국내 기업들의 TPA 연간 생산능력은 올해 6월 기준 총 604만톤으로 한화종합화학 200만톤, 삼남석유화학 150만톤, 태광산업 100만톤, 롯데케미칼 60만톤, SK케미칼 52만톤, 효성화학 42만톤 순으로 높다.

TPA는 2000년대 석유화학 업계를 먹여살린 효자 상품이었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동시에 '세계의 공장'에 등극하며 PTA 물량을 쓸어 담아서다. 당시 중국은 급격한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의류 수요가 급증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중국 정부의 '산업 국산화' 정책에 따라 현지 업체들이 대거 설비 투자에 나섰다.  2012년부터 3년간 연산 2000만톤에 달하는 설비 신·증설이 이뤄졌다. 당시 국내 PTA 연간 생산능력이 600여만톤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약 3.3배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은 연산 4000만톤 후반대의 PTA 생산능력을 보유 중이다. PTA 자급률이 100%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부터 국내 업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체 수출 금액에서 중국 비중이 90%를 넘어서는 등 사실상 중국 시장만 바라봤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의 TPA 수출금액은 2012년 44억7400만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가 2019년에는 14억8600만달러로 3분의 1 토막 났다. 

국내 업체들도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터키, 인도, 리투아니아 등 대체 시장을 발굴하며 2017년부터 수출액이 반등했다. 또 설비 가동률 조정, 가동중단 등으로 공급량 조절에 나서는 중이다. 국내 PTA 연간 생산량은 약 470만톤로 총 생산능력의 70% 후반대다.

하지만 중국의 추격이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가 경쟁력을 토대로 현지 기업들이 자국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도 넘보고 있어서다, 

◇ '자율적 조정 확대 필요'

이같은 '소화 불량'을 TPA 구조조정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앞으로도 시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공급량 조절과 고부가 제품 전환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자는 의미다. 2016년 정부 제안으로 구조조정 움직임이 있었지만, 삼남석유화학이 연 30만톤 생산량을 줄이는데 그쳐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누구 하나 생산량을 줄이기를 꺼려했다. 공급 과잉이라지만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제품이었기 때문"이라며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자'는 식으로 근본적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TPA에 이어 또 다른 합성섬유 원료 파라자일렌(PX)도 구조조정 필요성이 일부 제기된다. PX도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설비 신·증설로 시장에 물량이 넘쳐나고 있다.

중국의 PX 연간 생산능력은 올해 3000만톤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총 생산능력 1051만톤의 약 2.8배 물량이다. PX는 2010년대 중반 국내 정유사의 현금 창출원 역할을 했다.

국내 업체들의 PX 연간 생산능력은 한화토탈 200만톤, S-OIL 190만톤, SK인천석유화학 150만톤, GS칼텍스 135만톤, 현대코스모 118만톤, 울산아로마틱스 100만톤, SK종합화학 83만톤, 롯데케미칼 75만톤 순이다. 정유가 본업인 회사들의 생산능력이 676만톤으로 총 생산능력의 과반을 넘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PX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며 "시황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화학 제품 구조조정은 정부 주도로 진행되기 어렵다. 수입이 예전만 못해도, 안정적으로 현금을 벌어주기 때문"이라며 "한화종합화학, 롯데케미칼의 사례처럼 업계 자율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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