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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가격, 언제쯤 '확' 떨어질까

  • 2020.07.06(월) 11:19

배터리업계 '비싼 코발트' 줄이기 안간힘
전기차 대중화에 가격 인하 '필수적'
현대차-LG 총수 회동 때도 기술 논의

언제쯤이면 전기차를 내연기관(엔진) 차와 비슷한 가격에 살 수 있을까? 이런 소비자들의 고민은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테슬라 등 전기차 제조업체들로 이어진다.

지금은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 차보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비싸기 때문에 정부 보조금 없이는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한다. 전기차 업체들로서는 대중화를 위해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일에 골몰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전기차 대중화를 기다리는 건 배터리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한 뒤로 매년 관련 사업부문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에게 전기차 시장 확대는 흑자 전환을 이루기 위한 필수 관문이다. 전기차 원가에서 무려 40% 안팎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가 위해 업체들이 애를 쓰는 이유다.

◇ 떨어지는 가격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비싼 것은 아직 산업이 성숙하지 못해서다.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재료 가격이 높고, 생산공정도 내연기관 엔진 생산라인에 비해 덜 효율화됐다. 하지만 이는 배터리에 가격을 낮출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도 된다. 업계의 계속된 연구개발(R&D)과 생산 효율화는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인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작년 연간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팩 평균 가격은 1kWh당 156달러를 기록했다. 9년 전인 2010년 1000달러에서 84.4% 떨어졌다. 배터리팩은 에너지 저장 최소 단위인 셀을 조합한 모듈을 여러개 모아 냉각장치 등을 덧붙여 만든다.

배터리 가격 하락에는 업계의 지속적인 기술개발 노력이 있다. 특히 업체들은 단가가 높은 재료의 함량을 줄이는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가장 값이 비싼 원료인 코발트가 대표적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구조도/그림=삼성SDI 홈페이지 갈무리

코발트는 리튬이온에 속하는 삼원계(양극재에 원료로 코발트 사용) 배터리에서 안정성을 담당한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양극과 음극 사이 화학 물질을 운반하는 액체 상태의 '전해질'이 가연성을 띄기 때문에, 화재 방지 차원에서 코발트는 없어서는 안되는 물질이다.

다만 코발트는 전세계 공급량의 60%를 담당하는 콩고민주공화국이 내전에 휩싸이는 등의 이유로 수급이 어려운 희귀 광물이다. 이 때문에 가격이 비싸 배터리 원가의 40%를 코발트가 차지한다. 코발트는 니켈의 약 2배, 망간의 25배 수준으로 가격이 높다.

따라서 배터리 업체들은 삼원계 배터리에서 코발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니켈 함량을 높이고 있다. 니켈은 배터리에서 출력을 담당한다. 배터리에 많이 들어갈수록 전기차 주행거리가 길어지는 이점도 지녔다. 배터리 업체들은 코발트 함량을 줄이는 동시에 안정성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도 동시에 진행해왔다.

국내 배터리 3사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모두 코발트 함량을 10%까지 줄인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 중이다. 기존 함량이 20%였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LG화학은 2022년에 코발트 함량을 5%까지 줄인 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이같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출고량 기준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24.2%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삼성SDI는 6.4%로 4위, SK이노베이션은 4.1%로 7위로 국내 3사 모두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 '100달러를 뚫어라'

LG화학 충청북도 청주시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 중이다./사진=LG화학 제공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의 제품 단가 인하 노력은 이 정도로 그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kWh당 배터리팩 가격을 100달러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최근 LG화학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제너럴모터스(GM)는 공개적으로 "납품사와 협력해 100달러 이하 배터리팩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배터리 업계가 100달러에 목을 매는 것은 이 가격이 전기차 경쟁력의 기준점이기 때문이다. BNEF는 지난해 말 낸 보고서에서 '배터리팩 가격이 kWh당 100달러를 밑돌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유지 비용이 같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오는 2024년이면 배터리팩 가격이 kWh당 100달러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리튬이온에서 벗어난 다른 줄기의 기술개발에서 해답을 찾는 업체들도 있다. 완성차 업체가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채택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리튬인산철은 삼원계 배터리와 달리 전해질이 고체라 화재 위험성이 적지만 출력은 최대 30% 낮다. 그러나 양극재에 코발트가 아닌 단가가 낮은 철을 사용해 배터리팩 원가가 삼원계보다 30% 가량 낮아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게 강점이다.

특히 테슬라와 중국 CATL의 협력에서 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500억위안(약 8조4550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전기차 생산기지 '기가팩토리3'에서 생산하는 모델3 보급형 모델에 CATL이 생산한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쓴다. 최근 로이터는 테슬라가 중국 배터리사 CATL로부터 kWh당 80달러대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공급받는다고 전했다.

공급사 CATL이 삼원계 배터리 생산능력을 보유했음에도, 중국내 전기차 보급확대를 위해 성능과 가격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다만 테슬라 역시 모델3 고급형 모델에는 LG화학에서 조달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쓴다.

시장조사기관 EV볼륨스 김병주 한국·일본 대표는 "최근 독일 폭스바겐도 CATL과 배터리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며 "원가 절감 차원에서 폭스바겐 보급형 전기차 모델에는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채택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도 삼원계 배터리에 기존 니켈, 코발트, 망간에 더해 알루미늄을 추가로 넣어 원가를 더 낮춘 배터리를 준비 중에 있다. 알루미늄 함량을 높이면 주행거리는 더 길어지고 코발트 등 비싼 원재료 함량을 줄일 수 있다.

이 밖에도 저렴한 황을 이용해 단가 낮은 차세대 배터리를 만드는 기술도 연구중이다. 지난달 22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난 자리에서는 리튬황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논의됐다고 알려졌다.

리튬황 배터리는 내부에 들어간 황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 밀도를 최대 7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알려졌다. 황 가격이 저렴한 만큼, 다른 값비싼 물질 함량을 줄여 배터리 원가 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략적으로 5년내 kWh당 100달러 이하 배터리팩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배터리팩 가격이 kWh당 130달러대인 만큼 약 25%의 원가절감만 이뤄지면 충분하다"며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2025년이 되면 전기차 대중화가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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