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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준플래그십' S20 FE에 힘주는 까닭

  • 2020.09.24(목) 17:19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최상급 아닌 '가성비폰' 이례적 단독 언팩
수익성·점유율 동시에 높일 '징검다리' 기대
3분기 회복 불씨 살려 연말까지 '강공'

삼성전자가 23일 밤(한국시간 기준) 중고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S20 팬 에디션(FE)' 공개를 위해 올해 세 번째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을 개최했다. 플래그십(최상위) 모델이 아닌 하위 모델을 위한 언팩 행사는 이 회사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업계 전체에서도 이례적이다. 삼성이 이 모델에 거는 기대가 작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 스마트폰 사업 수장에 오른 노태문 사장(무선사업부장)의 하반기 실적 회복에 대한 절박한 의지가 바로 이 갤럭시 S20 FE에서 엿보인다.

갤럭시S20 FE. /사진=삼성전자

◇ 가격 낮추고 성능 유지한 '준플래그십'

온라인으로 열린 '모든 팬들을 위한 삼성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된 갤럭시 S20 FE는 지금껏 삼성전자가 보여온 모델들과는 위상이 다르다. 보급형과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중간 지점에 있는 '준(準) 플래그십'이라 할 수 있다. 해외 출고가는 699달러. 업계에서 추정하는 국내 출고가는 89만원대다. 100만원이 넘게 고가화한 플래그십 제품보다는 저렴하지만 10만~50만원대의 보급형 제품보다는 비싸다.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 S20 출시 후 갤럭시 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분과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 새 스마트폰에 기대하고 있는 점 등에 귀를 기울였다"며 "갤럭시 S20 FE는 갤럭시 S20 시리즈의 확장 모델로 최고의 갤럭시 스마트폰 경험을 더 많은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래그십은 가격이 부담스럽고, 보급형으로는 성능이 아쉬운 수요층을 잡겠다는 의미다.

이날 제품 소개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색상이다. 갤럭시 S20 FE 색상은 ▲클라우드 레드 ▲클라우드 오렌지 ▲클라우드 라벤더 ▲클라우드 민트 ▲클라우드 네이비 ▲클라우드 화이트 등 총 6종이다.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다채로우면서도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구성이다. 내부에서도 나온다는 '아재폰'의 오명을 벗으려는 의지가 여기서부터 보인다.

또 갤럭시S20 BTS 에디션과 노트20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무광의 '헤이즈(Haze) 공법'도도 적용됐다. 헤이즈 공법은 미끌리지 않는 촉감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동시에 지문과 얼룩을 최소화한 마감법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갤럭시 S20 시리즈와 같은 퀄컴 '스냅드래곤 865 칩셋'이다. 디스플레이는 6.5인치로 노트20보다는 작지만 S20보다는 크다. 두 플래그십과 마찬가지로 인피니티-O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는데, 전면 카메라 홀은 3.34mm로 줄어 화면 몰입감을 더 높였다. 사용자가 부드러운 화면을 즐길 수 있도록 주사율은 120Hz(헤르츠, 1초에 구현되는 화면 개수)로 S20, 노트20와 같게 했다.

갤럭시S20 FE.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 기본 카메라와 1200만 화소 초광각, 800만 화소 망원으로 올해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 대비 화소가 뚝 떨어진다. 대신 젊은 층이 즐기는 '셀피' 성능을 확 키웠다. 전면 카메라는 어두운 곳에서도 또렷하게 자기 얼굴을 찍을 수 있는 테트라 비닝 기술을 적용한 32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S20와 노트20의 전면 카메라는 1000만 화소다.

카메라의 기능적인 부분은 S20과 노트20에 적용된 것을 대부분 갖췄다. 화질 손상 없이 최대 30배까지 끌어당겨 찍는 '스페이스 줌', 최장 15초 동안 촬영하면 다양한 모드로 기록해 최적의 장면을 추천해주는 '싱글 테이크',  흔들림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영상 촬영이 가능한 '슈퍼 스테디' 등의 기능이다.

또 45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사용자가 충전 없이 하루종일 쓸 수 있도록 했고, 25W 초고속 충전과 무선 충전, 배터리 공유 기능 등 S20의 장점들도 담았다. 이 모델은 내달 2일 전세계 시장에 풀린다. 사전 예약은 10월6일부터이며 10월 중순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제품 제원과 색상은 국가별로 다소 다른데, 국내에서 클라우드 오렌지는 판매되지 않는다.

◇ '수익성·점유율 둘 다 잡겠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노트20 출시 이후 이런 준플래그십 제품을 또 내놓은 것은 최근 보급형 스마트폰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고가 제품보다는 합리적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분위기도 더 짙어지고 있다.

실제 카운터포인트 조사 결과 올 2분기 400달러 이하 스마트폰 제품 국내 판매 비중은 45%로 전년 동기 33% 대비 12%포인트 증가했다. 베스트셀러 스마트폰 상위 10위권 안에는 갤럭시 보급형인 'A' 시리즈의 5개 모델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같은 시장 환경 속 갤럭시 S20 FE는 '중급' 스마트폰 시장 수요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 시리즈, 노트 시리즈와 폴더블 'Z' 시리즈 등 플래그십 라인업과 갤럭시 A·M 등 보급형 라인업 사이 '징검다리'인 셈이다. 보급형 제품의 수요를 준플래그십으로 끌어올려 판매량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삼성전자의 계산이 읽힌다.

아이폰11. /사진=애플

애플도 준플래그십 제품의 성공 사례를 갖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1'이다. 아이폰11은 상위 모델인 '아이폰11 프로'(999달러), '아이폰11 맥스(1099달러) 등에 비해 낮은 699달러로 출시됐다. 카메라 등 일부 성능은 플래그십만 못했지만 소비자의 가격 저항은 줄여냈다. 다양한 색상으로 젊은 세대를 공략했다는 점도 갤럭시S20 FE와 같다.

특히 아이폰 11은 올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에 이름을 올리는 데도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아이폰11은 올 상반기 약 3700만대 팔려 이 기간 최다 판매 1위 모델이다. 성공 요인은 단연 낮은 출고가로 꼽힌다. 애플은 아이폰11 덕분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꾸준한 점유율과 수익성을 유지했다.

◇ 하반기 역전 노린 '카운터펀치'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준플래그십 제품을 언팩 행사까지 해가며 선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A 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의 경우 판매량을 높여 점유율을 올릴 수 있지만 수익성 확보는 쉽지 않았다. 노트 시리즈나 폴더블폰 등 플래그십 제품은 단가는 비싸지만 판매량은 적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9조27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이 회사가 스마트폰을 본격적으로 내놓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 10조원을 밑돈 실적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도 회복은 녹록지 않았다. 초유의 감염병 확산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와 이익 확보에 차질을 빚었다.

다행히 3분기 들어서는 실적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유통 재고가 소진된 상황에서 화웨이(華爲) 제재까지 겹쳐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46% 증가할 전망"이라며 "코로나19가 지속됨에 따라 마케팅비도 감소해 삼성전자 IM 부문 영업이익은 4조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준플래그십 갤럭시 S20 FE는 하반기 살아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 불씨를 연말까지, 또 내년까지 끌고 갈 땔감인 셈이다. FE 모델이 흥행할 경우 지난 2018년 3분기 이후 6~10%대에 묶인 IM 부문의 분기 수익성이 과거처럼 튀어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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