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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10년차 앱등이 멈칫하게 한 'FE' 매력

  • 2020.10.22(목) 17:19

삼성전자 준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0 FE'
최고사양 담고도 80만원대…'아이폰12 대항마'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편집자]

'남색 덕후'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옷이나 신발, 장신구뿐 아니라 수건, 옷걸이 등 집 안에 있는 잡동사니, 가구까지 남색으로 도배할 정도다. 색에 대한 취향이 너무나도 확실해서 친구들끼리 선물을 고를 때도 "그냥 아무거나 남색으로 사자"고 하는 게 다반사다. 심지어 그 선물들은 항상 이 친구의 취향을 저격하곤 했다.

지난달 온라인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를 통해 처음 '갤럭시 S20 FE(팬에디션)'의 '클라우드 네이비' 색상을 마주했을 때 처음으로 떠오른 것이 이 친구였다. 항상 본인이 딱 원하는 네이비 색상의 스마트폰을 사고 싶다고 입이 닳도록 얘기해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사실 스마트폰에 있어서는 결정적인 문제다. 이 친구가 골수 '앱등이(애플 애호가)'라는 점이었다. 친구는 고등학생 때부터 '아이폰 3GS'로 시작해 아이폰4, 아이폰5, 아이폰6, 아이폰6S 등 지금까지 쭉 아이폰만을 고집해온 나름 전통(?) 있는 앱등이였다.

친구에게 찍어 보낸 갤럭시S20 FE '클라우드 네이비' 사진이다. /사진=백유진 기자

시판 전 체험을 위해 제품을 받은 후 친구에게 사진을 한 장 찍어보냈다. 긴 앱등이의 역사를 알고 있기에 사실 별다른 반응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의외의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게 삼성폰이야? 너무 영롱한데? 갈아탈까?"

◇ 색감만으로도 충분

앱등이 친구를 사로잡은 건 갤럭시S20 FE 특유의 색감이었다. 갤럭시S20 FE는 ▲클라우드 레드 ▲클라우드 오렌지 ▲클라우드 라벤더 ▲클라우드 민트 ▲클라우드 네이비 ▲클라우드 화이트 등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 중 가장 다채로운 색상으로 출시됐다.

여기에 갤럭시S20 BTS 에디션과 갤럭시 Z 폴드 2의 미스틱 브론즈 등에 적용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헤이즈(Haze) 공법'이 얹어져 한몫했다. 헤이즈 공법은 미끌거리지 않는 촉감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동시에 지문과 얼룩을 최소화한 마감법이다.

갤럭시S20 FE 뒷면은 헤이즈 공법이 적용돼 촉감이 고급스럽다. /사진=백유진 기자

디스플레이는 화면 가장자리가 평평한 '플랫'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있다. 크기는 6.5인치로 6.7인치인 갤럭시 노트20보다는 작지만, 6.2인치인 갤럭시 S20보다는 컸다. 아쉬운 점은 베젤(테두리)이다. 화면 가장자리가 휘어지는 '엣지' 디스플레이가 아닌 탓에 다른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비교했을 때 베젤은 두드러져 보였다.

갤럭시S20 FE는 화면이 평평한 플랫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전작들과 같이 인피니티-O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전면 카메라가 화면 상단 중앙에 배치됐다. 특히 갤럭시 S20 FE의 경우 렌즈 구멍(홀)이 작아진 것이 실감 났다. 전면 카메라 홀은 지름 3.34mm로 지금까지 출시된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작다.

갤럭시 S20 FE 전면 카메라는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역대 갤럭시 모델 중 구멍의 크기가 가장 작다. /사진=백유진 기자

◇ 모자람 없는 카메라 성능

갤럭시 S20 FE는 최상위(플래그십) 모델보다 가격대가 낮은 '준플래그십' 제품이지만, 카메라에서는 플래그십 못지않은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전면 카메라다. 전면 카메라는 3200만 화소 카메라에 '테트라 비닝' 기술이 적용돼 있다. 테트라 비닝이란 저조도 환경에서 또렷한 셀피 촬영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다른 플래그십 모델들의 전면 카메라 화소가 1000만 화소 수준인 것에 비해 크게 개선된 수준이다. 실제로 밤에 어두운 야외에서 셀피를 찍을 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올해 선보였던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특징인 '카툭튀'는 갤럭시 S20 FE에서도 여전했다. 하지만 전작의 울트라 모델에서 느꼈던 수준은 아니었다. 케이스로 충분히 커버될 법 하다. /사진=백유진 기자

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 기본 카메라와 1200만 화소 초광각, 800만 화소 망원으로 올해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 대비 화소가 떨어진다. 하지만 실제 사용해본 결과 카메라 성능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야간에도 밝고 선명하게 찍혔다. 집 앞 공원 갈대에게는 '인생샷'을 찍어주는 데도 성공했다.

갤럭시 S20 FE 일반 카메라로 찍은 반포대교 야경. /사진=백유진 기자
산책로에서 만난 갈대 인생샷. /사진=백유진 기자

올해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추가된 카메라 신기능도 무리없이 작동했다. 최대 15초 동안 촬영을 하면 다양한 모드로 기록해 최적의 장면을 추천해주는 '싱글 테이크' 기능이나 흔들림을 최소화해 안정적으로 영상을 촬영하게 하는 '슈퍼 스테디' 등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광학렌즈를 통한 스페이스 줌 기능을 통해 화질 손상 없이 최대 3배, 최대 30배까지 확대해서 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페이스 줌 기능을 활용해 30배 확대로 촬영한 남산타워. /사진=백유진 기자

◇ 아이폰 수요층 끌어올까?

갤럭시 S20 FE를 일주일 정도 사용했지만, 안타깝게도(?) 논란이 됐던 화면 터치 오류는 체험해보지 못했다. 최근 이 제품은 화면에 손을 대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화면이 눌리는 '고스트(유령) 터치' 오류가 발생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소의 논란에도 갤럭시 S20 FE가 가진 장점은 명확해 보인다. 플래그십 모델보다 저렴한 80만원대지만 기존 갤럭시 제품의 장점들이 대부분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플래그십 모델만 사용해왔던 기자도 큰 불편함 없이 사용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0 FE 모델을 선보인 것이 애플의 아이폰12 시리즈를 견제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 사상 가장 다양한 4가지 모델을 내놓은 만큼 갤럭시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가격대의 제품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삼성이 '준플래그십' S20 FE에 힘주는 까닭

지금까진 꽤 성공적인 전략처럼 보인다. 앞서 언급했던 남색 덕후 친구는 4년째 아이폰 6S를 사용하며 올해 공개된 각진 아이폰12 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지금 이 친구의 장바구니 1순위에는 갤럭시S20 FE의 클라우드 네이비 모델이 들어있다. 이 친구가 어떤 스마트폰을 구매하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

갤럭시 S20 FE. /사진=백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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