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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동네 사랑방 꿈꾸는 대기업 브랜드숍…'잇츠매직'

  • 2021.02.04(목) 10:46

SK매직, 주유소 터 복합시설에 체험공간 마련
상업적 이미지 감추고, 즐기며 배우는 장소로

지역에서 입소문으로 유명해지는 곳들이 있다. 주민 하나하나의 입을 통해 전해진 '핫플레이스'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사랑방'으로 자리잡는다. 서울의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길동에도 동네 사랑방이 되겠다며 준비를 마친 복합문화공간이 있다. 대기업의 상업적 시설인데도 말이다. SK매직의 첫 브랜드숍 '잇츠매직' 얘기다.

기업을 대표하는 브랜드숍을 처음 만들면서 서울 중심가가 아닌 길동을 선택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SK매직의 모회사인 SK네트웍스가 과거 운영하던 주유소 부지에서 재탄생했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주유소 부지였음을 드러내는 벽면도 그대로 남겨놨다. 1층에는 유명 카페 브랜드인 '테라로사'와 현대차가 참여한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충전소가 자리잡고 있다.

길동 채움 1층에 위치한 테라로사 내부에는 과거 SK네트웍스 주유소 벽면을 볼 수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 'SK' 숨기고, 체험 채우고

서울 강동구 천호대로 변 4층 건물인 '길동 채움' 3층으로 올라가면 목재 색깔을 살린 확 트인 공간이 보인다. SK매직이 만들었지만 브랜드는 꼭꼭 숨겼다. 얼핏 보면 브랜드 체험관이라는 것도 알아챌 수 없을 정도다. 기업명을 은근히 드러낸 '잇츠 매직'이라는 간판도 매장 초입에서만 볼 수 있다. 심지어 SK를 상징하는 붉은색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입구 초입에 있는 잇츠매직 간판. 이외에는 SK매직 브랜드숍임을 알 수 있는 표시가 하나도 없었다. /사진=백유진 기자

대신 곳곳에 SK매직의 흔적이 숨겨져 있다. 잇츠매직은 초대·만남·경험·공유 총 4가지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입장 후 처음 보이는 곳은 초대의 공간인 '네이처 갤러리 행복 정원'이다. 여기서는 SK매직이 추구한다는 생명 본질의 가치인 불·물·바람을 형상화한 영상이 7분 간격으로 재생된다. 여심 공략을 위한 포토존이기도 하다. 돌 벤치에 앉아 원하는 배경의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스테인리스로 바람을 형상화한 영상./사진=백유진 기자

입구 오른편에 위치한 공유의 공간에는 '길동 라운지' 카페가 자리해있다. 커피는 테라로사 커피를 사용하고, 레몬 시럽을 넣으면 색이 변하는 '매직 레몬티' 등 시그니처 메뉴도 있다.

잇츠매직 시그니처 메뉴인 '매직 레몬티'. 레몬시럽을 부으면 보라색에서 분홍색으로 바뀐다./사진=백유진 기자

특히 여기서 판매하는 음료는 플라스틱이 아닌 옥수수전분, 사탕수수로 만든 친환경 컵을 사용한다. SK그룹이 추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방침이 반영된 것이다. 빵도 지역 상생을 위해 길동 지역 소상공인과 협업해 매일 아침 공급받고, 시장에서와 같은 가격에 판다.

잇츠매직 워터밸런스존. /사진=백유진 기자

만남의 공간은 다른 공간에 비해 다소 노골적으로 SK매직 제품이 전시돼 있다. 워터밸런스 존에서는 6대의 SK매직의 정수기를 직접 만져보고 물을 마셔볼 수 있다. 정식 개장 후에는 고객의 물 섭취 패턴을 분석해 물 마시는 방법을 안내하고 키트와 스테인리스 컵을 증정하는 '내 안의 물'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잇츠매직 바디하모니존./사진=백유진 기자

바디 하모니 존에는 SK매직 안마의자 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2대의 안마의자가 메쉬(그물망처럼 구멍이 뚫려 있는 원단) 커튼으로 각각 가려져 있어 편안한 분위기에서 안마의자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안마의자를 창가를 향하도록 배치해 체험하는 장면이 보여지는 부담스러운 상황도 피할 수 있다.

공유주방 '길동키친./사진=백유진 기자

경험의 공간은 크게 공유주방 '길동키친'과 쿠킹클래스·쿠킹쇼 등을 진행하는 '쿠킹 스튜디오'로 구성돼 있다. 길동키친에서는 SK매직의 식기세척기, 광파오븐, 인덕션 등 다양한 주방가전을 활용해 직접 요리를 해볼 수 있다. 특히 가스레인지, 인덕션, 하이라이터가 한 공간에 있어 세 가지 제품을 비교해서 사용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쿠킹 스튜디오는 '누들로드', '요리인류' 등 유명 음식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이욱정 PD와 협업해 만들었다. 미리 촬영한 영상을 보고 따라하는 '쿡얼롱'과 미슐랭 스타 셰프와 함께하는 '마스터 클래스' 등 다양한 쿠킹 클래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쿠킹 스튜디오 내부에 자리한 포토존에서 촬영한 '샥슈카'./사진=백유진 기자

이날 쿡얼롱에 참여해 이스라엘 가정식 요리인 '샥슈카'를 만들어봤다. 스튜디오 관계자는 "이욱정 PD가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을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한 만큼, 쿠킹 스튜디오도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으로 메뉴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했다.

쿡얼롱에서는 이욱정 PD의 영상을 보면서 수업이 진행됐다./사진=백유진 기자

쿡얼롱은 기본적으로 영상을 보면서 진행한다. 공동으로 이뤄지는데 시간이 더 필요한 경우에는 직원이 영상을 멈춰가면서 진도를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요리 초보자들을 위해 칼 잡는 법, 야채 손질법 등도 친절하게 소개했다. '요린이(요리+어린이, 요리 초보자)'를 배려한 수업이라 요리에 능숙한 사람이라면 약간 지루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쿠킹 클래스 마지막에는 SK매직 식기세척기 사용 방법을 안내한다./사진=백유진 기자

모든 요리는 SK매직 가전 제품으로 이뤄진다. 마무리까지 SK매직 식기세척기로 설거지를 하는 것으로 끝난다. 수업을 마친 후에는 한 켠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각자 만든 음식을 촬영할 수도 있다.

향후 공유주방과 쿠킹클래스는 향후 서비스되는 앱(App)을 통해 예약제로 운영된다. 공유주방은 4인 기준 시간당 2만5000원이고, 4시간 예약이 기본이다. 쿠킹클래스는 재료비 포함 5만원(회원가입시 2만5000원)이다.

◇ 공간 체험을 브랜드 구매로

SK매직은 오는 4월 공식 브랜드숍 정식 개장을 시작으로 고객과의 소통을 본격적으로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이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객과의 접점을 공격적으로 늘려보겠다는 심산이다.

SK매직 브랜드숍 '잇츠매직'./사진=백유진 기자

월 1회 정도 쿠킹클래스를 진행하는 타 브랜드숍과 달리 SK매직은 일 최대 4회 쿠킹클래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더불어 스타 셰프가 요리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시식하는 쿠킹 토크쇼나, 음식과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체험 만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제품도 팔지 않는다. 잇츠매직 개장을 초기부터 준비한 여은미 SK매직 매니저는 "요즘에는 체험 공간이 대형화하면서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지양하는 분위기"라며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다뤄보는 것에 집중하고 구매는 가까운 판매 매장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 고객 중에서도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에 호감을 느끼는 고객들이 많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코로나 시대 대면 체험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을 배려해 매주 월요일 휴관 후 전체 방역을 진행하며, 매일 마감 때마다 소독을 실시한다. 안마의자 등 제품을 체험할 때도 발싸개와 머리받침대를 일회용으로 사용하도록 안내하는 등 방역에 신경 쓴 모습이었다.

직접적인 제품 홍보가 아닌 고객 접점 확대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 전략이 매출에 미칠 변화도 기대된다. 

SK매직은 작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된 상황이다. 재작년 매출 8746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985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의 벽을 넘어선 것이다. 관련기사☞ 점점 커지는 '빌려쓰는' 시장… LG·SK도 쑥쑥

여 매니저는 "고객의 공간 경험이 SK매직이라는 브랜드까지 전이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신제품 론칭쇼, F&B 브랜드 연계 등 사업부 활동이나 SV(사회적 가치) 활동도 활성화해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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