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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앞에 '순수' 붙는 이유

  • 2021.05.23(일) 07:30

[테크따라잡기]
모터만 달린 EV, 배터리 충전만으로 가동
'엔진+모터' 충전 없는 HEV, 충전하는 PHEV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고 있어요. 100년 넘게 자동차 시장을 지켜온 내연기관차는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몰려 퇴출 위기래요. 2030년부터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국가도 많아지고 있어요.

그렇다고 지금 당장 모든 운전자가 전기차를 타고 다닐 순 없겠죠. 스웨덴 전기차 판매 자문회사 이브이볼륨스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점유율은 4.2%로 2019년보다 1.7%포인트 올랐어요. 전기차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뒤집어 보면 아직 95% 이상은 내연기관차를 타고 있다는 얘기죠.

시장이 과도기이다 보니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가 시장에 나와 있어요. 하이브리드카(HEV, Hybrid Electric Vehicle),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순수 전기차(EV, Electric Vehicle) 등이죠. 이번 '테크따라잡기'에선 삼성SDI의 '전기차 종류 제대로 파헤치기'라는 자료를 바탕으로 전기차 종류를 따라잡아 볼게요. 

현대차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우선 EV는 전기에너지로 달리는 자동차를 의미해요. 엔진은 모터로, 화석연료는 전기로 대체되죠. 미국의 테슬라나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아이오닉5 등이 대표적인 EV예요. 엔진에서 휘발유를 폭발시키지 않으니 주행감이 아주 정숙하죠. 진동도 거의 없어요. 너무 조용하다 보니 전기차가 내연기관보다 보행사고가 20% 더 많다는 조사 결과도 나와요. 이 탓에 미국과 유럽 등은 전기차에 음향 발생기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죠.

EV에는 배기가스가 나오는 배출구가 없어요. 전기에너지 발생 과정에서 부산물이 전혀 나오지 않아서죠. 이 밖에 EV 시대에는 기존 내연기관차를 구성하는 부품 중 37%가량이 사라진다는 조사 결과도 있어요. 그만큼 전기차의 작동방식이 내연기관에 비해 단순하다는 얘기겠죠. 

EV 대중화의 관건은 배터리예요. 배터리에 에너지를 많이 저장할 수 있는 고에너지밀도, 한 번에 많은 힘을 낼 수 있는 고출력 성능이 필요하죠. 그래야 전기 걱정 없이 장거리 주행도 가능할 수 있어요. 충전 속도도 빨라야 할 거예요. 최근 20분 내에 충전이 가능한 초고속 충전기가 보급되고 있지만, 1~2분이면 주유가 가능한 내연기관차에 비하면 아직 불편할 수밖에 없어요.

/ 자료 = 삼성 SDI

HEV와 PHEV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가 동시에 탑재된 차예요. 말 그대로 하이브리드(혼합)죠. EV에 '순수'라는 단어를 붙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내연기관과 모터의 혼합이 아니란 얘기죠. 둘의 차이는 어떤 에너지를 주동력원으로 쓰느냐예요. HEV의 주동력원은 화석원료, 보조동력원은 전기에너지예요. 반대로 PHEV는 주동력원이 전기에너지, 보조동력이 화석원료죠.

HEV의 구동 방식은 현대차의 'HEV·PHEV 미래를 향해 달리는 2개의 심장 자료'를 보면 자세히 나와요. 시동을 걸고 저속 주행때는 모터만으로 구동하죠. 가속 구간에서나 오르막길에선 엔진과 모터가 동시에 가동되죠. 정속주행 땐 엔진이 덜 개입하고 모터로 달려요. 속도를 줄이거나 내리막길에선 회전하고 있는 모터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죠. 엔진의 발전기와 회생제동을 통해서 충전하는 거예요. 외부에서 전기를 충전하지 않고요.

주동력원이 전기에너지인 PHEV는 HEV보다 더 큰 배터리가 필요해요. 외부 충전이 가능한 충전기도 추가되죠. 주로 전기모터로 운행하는데 고속 주행이나 장거리 운행시 내연기관이 함께 가동하는 거예요. PHEV용 배터리는 HEV에 비해 출력은 조금 낮아도 되지만,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도록 에너지 밀도가 높거나 용량이 커져야 해요.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최근에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해요. 최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관련 보고서를 내기도 했죠.

EREV는 2010년 GM과 BMW 등이 선보였던 초기 전기차 유형이예요. 기본적으로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로 구동해요. 엔진은 배터리 충전에 쓰이죠. PHEV·HEV와 가장 큰 차이점은 엔진이 구동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EREV의 가장 큰 장점은 주행가능거리래요. 주행 중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어 내연기관 수준의 장거리 운행이 가능하죠. 일례로 중국의 화웨이와 전기차 업체 싸이리쓰(賽力斯·SERES)가 합작해 만든 SF5는 EREV 방식으로,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1000km에 이른다고 하네요.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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