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 상태, 어떤 상태~ 확! 깬 상태
높은 중독성 탓에 '수능 금지곡'으로 떠오른 숙취해소제 '컨디션'의 광고송이다. 컨디션은 한국콜마의 자회사 '이노엔(inno.N)' 제품이다. 소비자들에게는 컨디션이 가장 잘 알려진 제품이지만 사실 이노엔은 신약 개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이다. 이노엔은 최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올해 하반기 상장이 목표다.
이노엔의 상장 주식 수는 총 2890만3499주로, 이 중 공모 주식은 1012만주다. 오는 7~8월 공모를 거쳐 올 하반기 유가증권 시장에 순조롭게 상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노엔의 최대주주는 한국콜마다. 지분의 53%를 보유하고 있다. 이노엔은 원래 CJ그룹의 자회사 CJ헬스케어가 전신이다. 한국콜마가 지난 2018년 1조3000억원에 인수한 뒤 지난해 4월 사명을 이노엔(inno.N)으로 변경했다.
이노엔은 컨디션 제품이 가장 친숙하지만 실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지난해 매출 5984억원 중 컨디션 등 건강음료‧식품 사업부 매출은 621억원이다. 주요 매출원은 전문의약품이다. 지난해 403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실 이노엔의 대표 품목은 지난 2018년 5월 국내에서 국산 신약 30호로 허가 받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다. 빠른 약효발현, 오랜 약효지속시간 등으로 위산분비억제제(PPI) 대비 차별성을 인정받으며 매년 처방액을 갱신하고 있다. 지난해 처방액은 725억원을 기록했다.
이노엔은 케이캡의 해외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케이캡은 2015년 중국 뤄신과 약 9500만달러(한화 약 1143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첫 해외 진출이었다. 현재 중국에서 대규모 임상3상을 마치고 신약 승인 신청을 진행 중이다.
이후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지역 17개국과 약 8400만달러(원화 약 1008억원) 규모의 완제품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이밖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도 현지 제약기업과 수출 계약을 체결, 해외 시장의 활로를 넓혀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제, 항암제, 항생제 등 의약품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이 중 연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블록버스터 제품만 10개에 달한다.
현재 연구개발이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도 튼튼하다. 현재 국내 임상 1상 중인 자가면역질환 신약(IN-A002), 2가 수족구백신(IN-B001),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신약(IN-A010)과 유럽 임상 2상을 앞둔 항암신약(IN-A008, IN-A013) 등 다양한 분야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지난 2월 신약 연구개발 전문기업인 보로노이에서 도입한 항암 신약물질 'VRN061782'이다. 'VRN061782'은 체내 신호전달 물질인 인산화효소 중 'RET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켰거나 다른 유전자와 결합해 암이 생긴 경우 이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한다. 이노엔은 오는 2022년 글로벌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VRN061782'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대표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키울 계획이다.
또 코로나19 백신 IN-B009의 국내 임상 1상도 추진 중이다. IN-B009는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제조‧투여하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다. 이노엔은 지난해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융합연구단으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아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지난 4월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제출했다.
이밖에도 지난 1월 처음으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해 주요 신약, 바이오 파이프라인과 함께 새로 진출한 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에 대해 발표했다. 이노엔은 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을 혁신플랫폼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노엔은 올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다. 상장으로 확보한 신규 투자 자금을 활용해 파이프라인의 해외 진출과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노엔의 목표는 글로벌 바이오헬스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하반기 진행될 이노엔의 상장이 벌써부터 주목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