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SK바사, IPO 이어 '글로벌 백신' 기업으로

  • 2021.07.21(수) 07:00

[워치전망대]제약바이오⑤ SK바이오사이언스
자체 개발 백신 등 사업 기반 '탄탄'
바이오의약품 CMO‧CDMO 확장 계획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 팬데믹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팬데믹을 끝낼 유일한 해법은 백신과 치료제 뿐이다. 하지만 백신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대다수 국가들은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백신 개발뿐만 아니라 생산과 공급에도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생산 공정도 까다롭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의약품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국가 간 치열한 백신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백신 확보가 더욱 어려워진 이유다.

SK케미칼은 코로나19 사태 훨씬 이전부터 '백신 자급화'에 관심을 뒀다. 지난 2008년 백신 분야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선정했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생산시설 투자 끝에 2018년 SK케미칼의 백신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현재 최대 목표는 코로나19 '국산 1호 백신' 개발이다.

'흑자' 바이오기업, 증시 안착 성공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계속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자체 백신 개발 역랑 덕분이다. 2014년 국내 최초로 3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을, 2015년 세계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을 허가받았다.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와 국내 두 번째 수두 백신인 '스카이바리셀라'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스카이조스터는 출시 1년 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 40%를 기록, 매출 350억원을 돌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배경에는 '백신 자체 제조‧생산시설'이 있다. SK케미칼은 2012년 경북 안동에 대규모 백신 공장 엘 하우스(L House)를 구축했다. 연간 백신 약 5억도즈를 생산할 수 있다. 엘 하우스의 제조‧생산 능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해외 제약바이오기업과 잇따라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생산(CMO)해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노바백스와는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맺고 백신 2000만명분 생산을 앞두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SK바이오사이언스는 물적분할 이후 급성장했다. 물적분할 첫해인 2018년 7~12월 매출액은 994억원, 당기순이익은 89억원이다. 이후 2019년에는 매출액 1839억원, 당기순이익 1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22.7%, 65.4% 증가한 2256억원, 37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탄탄한 실적을 쌓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월 증시에도 안착했다. 대부분 바이오기업이 기업공개(IPO)에 있어 기술력과 성장성을 내세운 것과 달리 꾸준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을 내는 '흑자기업'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엘 하우스를 증축하고 CMO 사업 확대를 위해 신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백신 '생산' 총력…'국산 1호'는 언제

SK바이오사이언스는 IPO 직후인 지난 3월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CMO·CDMO 계약을 맺은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급증하면서 독감 백신 생산보다 수익성이 더 좋기 때문이다. 또 공익적인 측면에서도 코로나 백신 생산이 더 다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백신 매출액이 스카이셀플루 매출액과 동등한 수준까지 나와야 한다. 자체 개발 백신인 '백신제제 제품'은 SK바이오사이언스 매출액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해왔다. 지난해에는 자체 개발한 백신을 판매해 1582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66%에 달하는 규모다. 이중 스카이셀플루 3가·4가 매출액이 639억원으로 백신제제 제품 매출액의 43%를 차지한다. 자체 개발 백신과 달리 코로나 백신은 위탁생산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더 낮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불확실성이 많이 존재한다. 단기간에 개발한 백신인 만큼 충분한 임상 시험이 부족해 안전성 논란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언제 백신 생산이 중단될 지 알 수 없다. 원료 부족도 백신 CMO·CDMO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노바백스의 경우 원료 부족 등의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거나 유럽연합(EU)과 백신 공급 계약 체결을 연기한 바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CMO·CDMO 사업 이외에도 다양한 사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하거나 전 세계 인구 대다수가 백신 접종을 마무리하는 내년 이후에는 백신 수요가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CMO·CDMO 사업을 바이오의약품의 CMO‧CDMO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는 지난 2월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면역항암제, 세포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의 CMO 사업 확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후보물질 'GBP510'과 'NBP2001' 중 효과, 안전성 등을 종합적을 고려해 이번 달 말까지 임상 3상에 돌입, 내년 상반기에 국산 백신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기사: SK바사, 내년 상반기 '국산 백신' 한국에 우선 공급 (5월 28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28일 GBP510의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NBP2001의 경우 임상 2상과 임상 3상이 함께 이뤄진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코로나 국산 백신 1호 개발에 성공하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가 글로벌 백신기업과 동등한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는 큰 악재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코로나19 백신의 CMO‧CDMO 사업에 이어 자체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백신 주권 확보와 기업 가치 증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국산 1호 코로나 백신 개발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