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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4수' 툴젠, 수익성 개선 가능할까

  • 2021.11.23(화) 07:30

유전자교정 기술 특허 사용료가 주 매출원
연구개발비 등에 적자 지속…수익성 과제
내달 2~3일 기관 및 일반 청약 동시 진행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유전자치료제 전문기업 '툴젠'이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다. 툴젠은 지난 2015년부터 세 차례 코스닥 이전을 시도했지만 낙방했다. 올해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으며 네 번째 도전 만에 코스닥 상장의 첫 관문을 넘었다. 다만 최근 기업공개(IPO)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어 투자자들의 호응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툴젠은 지난 1999년 10월 8일 설립 후 2014년 6월 25일 한국거래소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바이오기업이다. 세포 내 유전정보를 바꾸는 유전자교정 플랫폼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주요 수입원은 유전자교정 플랫폼 관련 원천특허와 응용특허를 기반으로 한 특허 수익화 사업이다. 즉 사용료를 받고 보유 중인 특허 기술을 빌려준다는 이야기다.  

툴젠은 우리나라에서 1세대 유전자가위의 기반이 되는 징크핑거(Zinc finger)* 기술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2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탈렌(TALEN)**, 2016년에는 3세대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다. 

*징크핑거(Zinc finger): 1세대 유전자가위. Zinc Finger 라는 진핵생물의 주요 염기결합 단백질 구조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유전자가위.
**탈렌(TALEN): 2세대 유전자가위. TAL Effector라는 박테리아의 조립식 염기결합 단백질 구조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유전자가위.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 3세대 유전자가위. 박테리아의 면역계가 외부의 DNA를 탐지, 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CRISPR시스템을 이용해 맞춤형으로 원하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절단하도록 고안된 분자도구.

다수의 특허를 보유해 일부 매출이 발생하고는 있지만 여러 바이오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수익성은 좋지 않다. 지난해 툴젠의 매출액은 7억원이었다. 반면, 영업손실 148억원, 당기순손실 147억원을 기록했다.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수익은 제한적인 반면, 연구개발에 투입되는 연구개발비와 특허 관리를 위한 지급수수료의 비중이 높은 탓이다. 

툴젠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는 부분은 연구개발과 직결된 기술력이다. 전체 임직원 73명 중 53명인 약 73%가 연구개발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툴젠의 연구개발은 크게 플랫폼, 치료제, 분자육종의 분야로 나뉜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플랫폼 분야는 유전자가위 및 유전자교정 기술을 산업적 응용에 적합한 기능성을 갖도록 향상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치료제 분야에서는 유전자교정 기술을 유전자치료 및 세포치료기술과 접목해 유전질환 및 난치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분자육종 분야에서는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좀 더 빠르고 안전하게 주요 종자 및 동물에서 유전정보를 교정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형질향상 종자를 개발하고 있다.

툴젠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지난 10일 기준으로 총 17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상태다. 다수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발생 매출액은 미미한 수준이다. 일반 바이오기업의 경우 신약 개발 및 판권 등을 통째로 이전해 총 계약규모가 수백억원에서 1조원을 넘어설 만큼 매우 크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기술이전한 'YH25724'가 최근 유럽 임상 1상에 돌입하면서 1000만달러(한화 119억원)의 마일스톤을 수취하게 됐다. 'YH25724'는 지난 2019년 유한양행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다. 기술이전 당시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만 4000만달러(한화 474억원)를 수령한 바 있다. 

그러나 툴젠의 기술이전 계약은 대부분 특허권 사용에 제한돼있다. 따라서 계약 규모가 크지 않다. 툴젠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술이전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국내의 경우 유전자교정 기술 관련 고객사가 한정돼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 계약 규모를 더욱 키울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보건당국으로부터 판매승인을 획득한 유전자교정 치료제는 없다.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아직 미개발 분야다. 따라서 실패 리스크도 크다. 반대로 아직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만큼 대형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보다 먼저 개발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 신약 개발 영역 내에서도 한층 더 '고위험-고수익' 분야인 셈이다. 

툴젠 측은 "미국 및 유럽 등 주요 국가 에이전트를 선정해 주요 시장을 커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기술이전 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2~3년 내에 해외 기술이전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직접 영입해 체계적인 기술사업화를 추진하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툴젠은 오는 25일과 26일 공모 수요예측을 거쳐 내달 2~3일 기관 및 일반 청약을 동시 진행한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주당 희망공모가액은 10만~12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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