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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려 맞은' 네이버·카카오…체질개선 카운트다운

  • 2021.10.31(일) 07:20

[취재N톡]
연말 인사서 경영진 대거 물갈이 조짐
계열사 관리 컨트롤타워 카드 ‘만지작’

네이버가 올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늘 1조원대 수준이던 분기 매출이 2조원에 육박할 만큼 덩치가 훌쩍 커졌죠. 카카오도 마찬가지입니다. 내달 3일에 시장 예상을 웃돌만한 깜짝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권은 지난 9월부터 카카오 등 거대 플랫폼의 탐욕을 저격했는데요. 부정적 여론이 조성되자 광고 수입 등이 줄어들 수 있단 전망이 나왔었죠. 아울러 네이버에선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직원 자살 사건으로 어느 때보다 뒤숭숭한 시기였는데요. 그럼에도 재무 실적은 오히려 감소하기 보다 사상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론 고민이 많은 듯합니다. 당장 네이버는 대표이사 직속 인권조직을 신설했죠. 이달 국정감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직원 자살이 도마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으니 제대로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야겠죠.

대표 교체설도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네이버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최고경영자)인 한성숙 대표가 물러날 수 있단 것이죠. 앞서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전 직원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 회사를 이끄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며 연말 경영진 쇄신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 5대 CEO인 한 대표는 4년반째 안정적으로 경영을 유지해오고 있는데요. 국감에서 지적된 사내 인권 문제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반응이 내부에서 공유되는 분위깁니다. 벌써 네이버의 8개 사내독립기업(CIC) 대표들이 차기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카카오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먼저 카카오는 내달 11개사 CEO가 총동원 돼 운영 철학을 공개하는 자릴 갖는데요. 각 계열사가 이런 운영 목표를 갖고 있다며 대중에 투명하게 밝히겠단 취지입니다.

이같은 자릴 마련해야 한다는 김범수 의장의 주문이 있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국감에서 난타를 당한 골목상권 침해의 궁극적인 원인이 계열사 각각이 경쟁적 운영에 몰두한 데 있었기 때문이죠. 이는 김 의장 본인이 콕 집어 지적한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카카오 그룹 내 컨트롤타워를 만든다는 소식도 안팎에서 들리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10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사실상 그룹입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았다 뿐, 주식회사 카카오는 그룹의 중심인 지주사와 다름이 없죠.

그럼에도 창업자인 김범수가 의장으로 있는 이사회 외에는 그룹 의사소통을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오랫동안 부재했던 것이 현실입니다. 이번 국감에서 김 의장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란 계열사가 문구, 완구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단 사실조차 몰랐는데요. 아무래도 컨트롤타워가 있다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업영역 지분인수 등에는 이전보다 신중해질 수 있겠죠.

어쩐지 국내 양대 빅테크가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최근 카카오와 네이버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규제 이슈는 장기적으론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경고하고 있는데요. 단기적으론 괜찮을지 몰라도 변화를 주지 않는 이상 언젠가 탈이 나기 마련이란 의미겠죠. 현재 카카오와 네이버의 내부 쇄신 기조가 어떻게 수면 위로 드러날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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