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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창업자 별세…게임업계 1위 넥슨 어디로

  • 2022.03.03(목) 15:29

일찌감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넥슨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 전망
지주사 NXC 지분변동 가능 주목

벤처 신화이자 국내 게임업계 1위 넥슨을 일군 김정주 창업자가 향년 54세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넥슨의 미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창업자는 지난 2006년에 넥슨의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지난해에는 지주사 NXC의 대표직에서도 물러난 만큼 지금의 전문 경영인 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김 창업자의 가족회사이자 넥슨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 NXC의 지분 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넥슨의 주인이 바꿀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 경영인 체제 넥슨, 경영틀 유지 전망

넥슨은 일본 상장(2011년)을 앞두고 지난 2005년 물적분할을 통해 회사를 투자 부문인 넥슨홀딩스(현 NXC)와 게임 사업 부문인 넥슨으로 재편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주력인 게임 사업을 한축으로 하면서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섰다.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한 이후 김 창업자는 2006년 넥슨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후임으로 권준모·강신철 공동 대표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이로써 넥슨은 오너 경영인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바뀌었다. 김 창업자는 이후 투자와 신사업 발굴에 몰두해왔다. 대표이사 사임 이후 넥슨의 등기이사직을 한동안 유지했으나 2016년에는 이마저 내려놓았다.  

그는 넥슨을 글로벌 게임사로 발돋움시켜놨으나 그룹 내에서 이렇다 할 직함이 없다. 그룹 오너로서 흔히 불리는 회장도 아니다. 그나마 지주사 NXC 대표이사직만 유일하게 갖고 있었는데 작년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업계는 넥슨이 일찌감치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만큼 당분간 경영 체제에 이렇다 할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슨은 2010년 회사에 합류한 오웬 마호니 대표와 이사회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 창업자는 생전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이른바 '공짜주식 스캔들'로 재판을 받다 2018년 무죄 판결 이후 "보유 재산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자녀에게 회사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주사 NXC 지분 변동 예상

다만 김 창업자의 별세로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지주사 NXC의 지분 변동이 예상된다. NXC는 넥슨-넥슨코리아로 연결되는 사업 계열사들과 NXMH 등 해외 법인들을 아우르며 넥슨 그룹의 정점에 있는 곳이다. 김 창업자는 NXC를 통해 넥슨 계열에 대한 강력한 지배력을 가져왔다.

김 창업자는 NXC 최대주주로서 작년말 기준 67.49%를 보유하고 있다. 배우자인 유정현 감사는 29.43%를, 김 창업자와 유 감사 슬하의 두 딸은 각각 0.68%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부부 소유 회사 와이즈키즈(1.72%)가 들고 있다. 창업자 일가가 NX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선 김 창업자 별세로 유족들이 막대한 상속세를 내며 지분을 물려받는 대신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만약 유족들이 NXC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넥슨의 주인은 바뀔 수 있다.

막대한 상속세는 지분 매각 여부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창업자의 자산 규모는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블룸버그는 김 창업자의 자산 규모를 74억6000만달러(약 9조원)로, 포브스는 109억달러(약 13조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현행 상속세는 과세표준 30억원을 초과하는 상속 재산에 50% 최고 세율이 적용된다. 여기에 피상속인이 최대 주주 또는 특수관계인에 적용되는 할증을 더하면 60% 세율이 적용된다. 총 상속세는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 창업자는 자신과 가족들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을 지난 2019년에 매각하려다 철회한 바 있다. 당시 매각 사유는 명확하지 않았으나 주식 스캔들 사건으로 2년여 동안 수사와 재판을 받아온 것에 따른 회의, 피로감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창업자의 지분 정리와 관련해 NXC 관계자는 "경영권과 관련해서는 아직 얘기가 없다"며 "워낙 경황이 없는지라 이후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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