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제약바이오 거버넌스가 실제로 만들어진다. 제약바이오 거버넌스가 다수 정부부처로 분산돼 있는 신약 연구개발(R&A) 관련 정책을 통합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준다면 기업들의 신약 개발도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국산 코로나 백신이 오는 6월 중 허가 승인이 날 것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5일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백경란 사회복지문화 분과 인수위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할 바이오헬스 관련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백 인수위원은 "윤석열 정부가 바이오헬스 분야를 미래 먹거리 산업의 한 축으로 인식하고 다른 국가들보다 한발 먼저 앞서나가고 선도하는 분야로 만들어 '바이오헬스 한류시대'를 여는 것을 목표로 국정과제를 수립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에 따르면 윤 정부는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 신설 △글로벌 메가펀드 조성 △바이오헬스 특화 규제 샌드박스 운영 △글로벌 바이오캠퍼스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백 인수위원은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를 신설해서 기초연구, 병원, 기업이 함께 협력하고 관련 부처들이 함께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바이오헬스 거버넌스를 강화해 나가겠다"면서 "우리 제약산업이 기술수출에 머무르던 한계를 벗어나 우리 힘으로 끝까지 혁신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메가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의사과학자와 AI 전문인력 같은 핵심인력을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바이오헬스 분야 규제를 상시 개선하기 위한 바이오헬스 특화 규제 샌드박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WHO가 우리나라를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 국가로 지정한 것을 계기로 글로벌 바이오캠퍼스 조성도 추진한다.
특히 감염병처럼 보건안보와 직결되는 분야와 희귀난치 질환 등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차별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백 인수위원은 "미국은 코로나 19 발생 즉시 군사작전을 펼치듯이 약 100억달러를 투입해 350여일 만에 첫 백신을 만들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새로운 형태의 신종감염병은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우리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혁신적인 방식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예비타당성 제도 등 행정규제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설치하는 등 연구개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편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 백 인수위원은 "100만명 규모의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해서 민간에 개방하고 주요 병원들이 참여하는 질병 임상네트워크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기술이 개발되도록 뒷받침하겠다"며 "전자약, 디지털 치료기기, AI 진단보조 등 디지털헬스케어 제품의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 등 전반적인 지원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의료기관, 건강보험 공단, 보험사 등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건강정보가 한 곳으로 흐를 수 있도록 '의료마이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새로운 기술과 데이터 플랫폼이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우려 없이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날 발표가 끝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국산 코로나 백신 1호의 허가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났다. 윤 당선인이 25일 오전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에 방문하면서다.
백 인수위원은 "윤석열 당선인은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에 방문해 코로나 백신 개발을 격려하고 바이오헬스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표명했다"면서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보다 면역원성이 2.2배 더 우수하게 나왔고 화이자 백신과 유사한 결과가 나온 만큼 6월 중 승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바이오헬스는 우리 경제의 유망한 분야일 뿐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핵심적인 분야"라며 "산업, 과학기술, 의료가 국민을 중심으로 융합되고 '제2의 반도체'가 돼 우리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