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대만의 전고체 배터리 전문기업에 지분을 투자한데 이어 최근엔 실리콘음극재 스타트업 기업까지 인수했다.
포스코그룹은 철강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미래소재, 친환경 인프라 사업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균형을 이루는 성장 구조를 확립하겠단 계획이다. 이차전지소재사업 부문에선 2030년까지 매출 41조원을 달성하겠단 목표다.
포스코홀딩스, 실리콘음극재 기업 인수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일 테라사이언스가 보유 중인 테라테크노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테라테크노스는 2017년 설립된 실리콘음극재 스타트업이다.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실리콘음극재는 현재 리튬이온전지에 주로 사용 중인 흑연음극재보다 에너지밀도가 4배 가량 높다. 향후 전기차배터리에 실리콘음극재가 적용될 경우, 주행거리를 개선하고 충전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실리콘음극재 시장규모는 2030년까지 매년 39%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5% 미만인 실리콘음극재 함량이 2025년에는 10% 이상, 2030년에는 25%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라테크노스는 열 전달이 우수한 고온 액상 방식의 연속생산 기술과 실리콘 입자 크기를 나노화(미세화)하면서 음극재 내 실리콘 함량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보유 중이다. 연속생산 기술의 경우 기존 배치식 기술보다 생산성을 3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홀딩스는 테라테크노스 인수 후 연내 증설을 시작해 2024년 상반기 내 양산·판매할 계획이다.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2030년까지 생산량을 수만톤(t)까지 늘릴 계획도 갖고 있다.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팀장(부사장)은 "이번 테라테크노스 인수를 통해 음극재 분야에서도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게 돼 이차전지소재 분야의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초 고체전해질 생산 법인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을 설립한데 이어 지난 5월엔 대만 전고체배터리 업체 프롤로지움사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차전지소재 더 키운다
포스코그룹은 이날 '2022 이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지주회사의 역할과 성장목표를 밝히고, 이차전지소재사업의 성과와 미래 비전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팀장은 "지난 10여년간 선제적인 기술개발과 투자로 육성해온 사업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며 "포스코그룹의 양·음극재 사업은 2015년 380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리튬, 니켈, 흑연 등 이차전지 원료부터 전구체는 물론 양·음극재 및 차세대 이차전지용 소재까지 생산, 공급하는 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날 2030년까지 양극재 61만톤, 음극재 32만톤, 리튬 30만톤, 니켈 22만톤 생산 및 판매체제를 구축해 이차전지소재사업에서만 매출액 4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은 "철강 중심의 사업구조로 인해 포스코홀딩스의 주가 추이는 철강 시황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순환적 흐름을 보여왔다"며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나 우상향하는 성장형 그래프로 전환하기 위해 이차전지소재, 수소 등 신성장사업에 집중하고 그룹의 균형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