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국내 대형 철강 3사(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의 실적이 급감했다. 철강 시황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에너지·원재료 비용 증가와 태풍 피해까지 겹쳤다.
업계는 철강 시황이 내년 초부터 바닥을 다지기 시작해 내년 하반기께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수익 관리에 돌입하는 한편, 신사업 추진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시황 부진에 태풍 피해까지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85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3757억원 대비 7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2% 늘어난 18조7539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는 덩치가 가장 큰 만큼 시황 부진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여기에 더해 태풍 '힌남노' 영향도 있었다.
회사 별도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3970억원으로 전년 2조2960억원 대비 82.7% 감소했다.
포스코 측은 "직전분기 영업이익 1조3220억원에서 판매가격 하락은 4630억원, 원료비 증가 540억원, 생산·판매량 감소 2220억원, 태풍 관련 침수 피해 1860억원 등이 이번 분기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의 별도 기준 3분기 영업이익도 3431억원으로 전년대비 56% 감소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높은 원가의 원재료로 생산했던 제품을 하반기 시장가격 하락 상황에서 판매하면서 수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 영업이익 역시 전년 2991억원 대비 62% 감소한 1130억원이었다. 회사 측은 "3분기는 국내외 원재료 가격 변동성이 커져 제품 가격이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며 "동국제강 매출액 50% 비중을 차지하는 봉형강 부문도 3분기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 바닥…하반기 기대
관심은 회복 시점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하고 중국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 긴축 통화정책 등으로 철강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세계철강협회는 내년 글로벌 철강 수요에 대해, 전년보다 1% 증가한 18억1480만톤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직전 전망 대비 6670만톤 하향 조정한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 긴축 통화정책이 수요를 제한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수요 감소도 크다"고 분석했다.
내년 상반기까진 주춤하고,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포스코 측은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내년 상반기는 가격 급등락 없이 바닥을 다지면서 반등을 모색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고부가 제품 판매 등 수익성 강화와 함께 신사업 추진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침수 피해 관련 보험금을 4분기부터 일부 정산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로 수혜가 예상되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신사업은 글로벌 환경 규제 탓에 육성이 필요한 분야다.
현대제철도 저탄소 고급제품 개발을 통해 탄소중립 관련 글로벌 고객사의 니즈와 수요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 제철소 매각 추진과 중국법인(DKSC) 지분 정리 등으로 3분기 재무 구조를 개선했다. 고부가 제품 판매와 수출 비중 확대를 통한 수익성 관리도 지속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