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핵심 공급선 '애플'로 인해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프로 디스플레이 초도 물량의 80% 이상을 공급하면서 3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LCD판가 하락으로 주춤했지만, 4분기엔 LCD 출하량을 줄이고 아이폰용 OLED 패널을 공급하면서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프로' 인기 실감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 영업이익 1조9800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영업이익 1조4900억원에 비해 32.9% 증가했다.
매출은 9조3900억으로 전년 동기 8조8600억원에 비해 6%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3분기 16.8%에서 4.3%p(포인트) 상승한 21.1%를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6월 LCD 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인 OLED, QLED 등에 주력해왔다. 최근 LCD패널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와 과잉공급으로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앞서 LCD 패널을 생산하지 않는 전략을 선택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악재를 피하게 된 셈이다.
게다가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이 탑재된 아이폰14 프로 라인업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호실적에 도움을 줬다. JP모건에 따르면 아이폰14 프로 라인업(프로·프로맥스)이 시리즈 전체 판매량 중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애플은 고급형인 아이폰14 프로 모델 생산 비중을 당초 계획했던 50%에서 60%까지 늘렸고, 향후 65%까지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엔 가변 주사율 기능을 적용하기 위해 LTPO OLED(저온다결정산화물 유기발광다이오드)가 탑재된다. 기존 OLED 패널보다 전력 효율이 20%가량 높고, 가격이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애플은 아이폰14 프로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만 공급받고, 프로맥스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로 공급사를 나눴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기획팀 부사장은 지난 27일 삼성전자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3분기 중소형 사업은 주요 스마트폰 업체의 신제품이 출시되는 등 전 분기 대비 시장 수요가 늘어나며 실적도 향상됐다"며 "최근 들어 중저가 시장과 하이엔드 시장 흐름이 양극화가 심화되며 프리미엄급 OLED에 집중하고 있는 당사는 역대 분기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LGD, 4분기 '아이폰 효과' 본다
LG디스플레이의 올 3분기 영업손실은 7593억원으로 전년 동기(5289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전 분기(영업손실 4883억원)에 비해서도 적자 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조771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3% 줄었다.
이는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하는 물량이 최근 가격이 크게 떨어진 LCD 패널 위주인 탓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아이맥, 맥북, 아이패드용 LC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3분기 사업별 매출 중 IT부문(모니터·노트북·태블릿)이 가장 높은 비중(45%)을 차지했다.
최근 LCD패널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아이폰14 프로맥스용 LTPO OLED 패널 공급이 지연되면서 '아이폰 효과'를 누리지 못한 탓도 있다.
허석 LG디스플레이 IR 실장은 "매출은 지속된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전년 동기비 6% 감소했다"며 "영업손실도 LCD 판가 하락 심화, 모바일 신모델 공급 지연으로 전 분기보다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분기엔 실적 개선의 여지가 보인다. 최근 아이폰14 프로맥스용 LTPO OLED 패널 공급을 시작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하는 4분기에 정상적으로 패널 공급을 시작하면서 모바일 부문 실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올 3분기 모바일 부문 매출은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또 LCD 패널 생산량을 줄이며 점차 LCD 의존도도 낮춰 나갈 전망이다.
김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OLED 모바일 패널 출하 부진 및 수익성 악화로 모바일 부문 수익성은 적자에 머물렀다"며 "하지만 3분기에서 생산 이연된 모바일용 OLED 패널 출하 증가에 힘입어 4분기 적자 폭은 3분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경영전략그룹장은 "LCD 패널을 생산하는 국내 7세대 팹에선 13만장, 중국 8세대 팹에선 8만장을 축소할 예정"이라며 "당초 계획보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축소 계획을 앞당길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