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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 연임적격에도 경선 나선 까닭

  • 2022.12.13(화) 17:41

국민연금 압박에 정면돌파 '승부수'
정관상 이달 내 최종 후보 결정해야

구현모 KT 대표가 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 적격이란 평가를 받고도 경선 절차를 자처해 눈길을 끈다. 경영실적이 우수한 구 대표가 복수 후보와 경쟁해 강력한 정당성을 확보하겠단 승부수로 풀이된다. KT는 조만간 경쟁 후보군을 추려 이달 안에 최종 후보를 가려낼 전망이다.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11월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AI 간담회에서 디지코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KT 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는 13일 구현모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회사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로부터 적격 심사를 받은 후보는 단독 후보로 추천돼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를 확정하게 된다.

그런데 구 대표가 복수 후보 심사를 먼저 요청하고,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추가 심사를 진행하게 되면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는다.

구 대표는 이날 이사회에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주요 주주들이 제기할 수 있는 연임 절차에 대한 잡음을 최소화하고 스스로 강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지난 8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소유분산기업의 합리적 지배구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나 논의가 활발하지 않았다"며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KT 최대주주(지분율 10.74%)인 국민연금은 지난 3월 KT 주주총회에서도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 등 사법리스크를 이유로 박종욱 사내이사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은 사내이사 후보에서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

구 대표 또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쪼개기 후원 혐의로 약식기소돼 15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현대차그룹(7.79%), 신한은행(5.58%) 지분을 단순 합하면 국민연금을 앞서지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정당성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호실적에 따른 자신감이 반영된 행보란 시각도 있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변화를 이끌어왔다. 비통신 사업을 확대한 결과 KT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2020년 1조1841억원에서 2021년 1조6718억원으로 41% 증가했다.

KT 전체 조합원 가운데 99%(1만6000여명)가 속한 노동조합도 구 대표 연임 지지 의사를 밝히며 힘을 보탰다.

KT는 조만간 구 대표와 경쟁할 후보군을 추려 이들에 대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KT는 정관상 내년 정기 주주총회 최소 3개월 전에 차기 대표 이사 후보를 결정해야 하므로 이달 중에는 최종 후보가 나올 전망이다. 구 대표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재신임받으면 오는 2026년 3월까지 3년간 대표직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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