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서정진 돌아왔다…"3사 합병 본격 돌입·해외 진출 가속화"

  • 2023.03.28(화) 18:54

28일 그룹 3사 정기 주주총회 개최
서정진 명예회장 사내이사로 복귀
"해외 영업 현장 뛰며 주가 견인할 것"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현역에서 물러난 지 2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다. 서 명예회장은 해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르면 올 하반기에 숙원사업인 3사 합병에도 돌입한다.

셀트리온은 2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서 명예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서 명예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79.67% 찬성으로 통과됐다.

숙원 사업 '3사' 합병…올 하반기 돌입

셀트리온은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서정진 명예회장을 셀트리온 그룹 3사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사진=셀트리온

서 명예회장의 복귀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으는 건 셀트리온그룹 3사 합병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2020년부터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추진했지만 분식회계 논란으로 지연돼왔다. 분식회계 논란은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회계 처리 기준 위반에 대해 고의성이 없다는 판단을 받으면서 일단락됐다.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그룹 3사 합병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3사 합병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면서 "금융감독원 합병 관련 행정절차가 7월에 마무리되고 이르면 올 연말 합병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불안정한 금융시장은 변수다. 서 명예회장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다 받지 못하면 합병이 무산되는데 현재 금융시장이 워낙 불확실한 탓에 이를 받아줄 펀드 운용이 안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공략 가속화…"신약 개발도 지속"

다시 선장으로서 경영 키를 쥔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의 내실 다지기와 외형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진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서 명예회장은 해외 영업망 확보와 수익성 개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 명예회장은 "세계 각국의 재정 적자가 심해지면서 약가 인하에 대한 압박이 매우 심한 상황"이라면서도 "자사 제품은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데다 내가 직접 나서서 고위 결정자를 만나면 약가 인하 요구에 휘둘리지 않고 협상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램시마SC(피하주사 제형)는 충분히 미국 시장에서 먹히는 제품이고 원가가 낮아 상당한 이익으로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직접 진두지휘해서 몇 년이 걸리든 셀트리온USA를 통해 램시마SC는 2조원, 유플라이마(오리지널: 휴미라·CT-P17)는 1조원, CT-P16(오리지널: 아바스틴)은 5000억원까지 팔겠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가 지연되고 있는 유플라이마에 대해서는 오는 5월 허가를 전망했다. 그는 "오는 5월 FDA로부터 유플라이마의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초 계획대로 7월에 출시해 시장에 안착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또 올해 안으로 스텔라라, 프롤리아, 졸레어, 아일리아, 악템라 등 5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고 출시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신약 개발과 인수합병(M&A) 관련 계획도 내놨다. 셀트리온은 영국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기업 익수다 테라퓨틱스와 6개 이상 신약을 개발 중이고 이중항체 신약도 조만간 개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서 명예회장은 "상반기 내 메신저리보핵산(mRNA) 등 플랫폼을 내재화하고 향후 주사를 안 맞는 항체 신약도 개발할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매출 비율을 6:4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 현금 여유도 있고 M&A는 당연한 경영 전략 중 하나"라면서 "상반기는 관찰하는 시기고 하반기부터 움직임을 본격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경영 복귀 서정진, 주주에 거듭 사과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경영 복귀를 선언했다. /사진=차지현 기자 chaji@

주주총회에서는 주가 하락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서 명예회장은 주주들의 질문에 응답하며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내 개인 부채가 2700억원인데 나라고 왜 주식을 팔고 싶은 생각이 없겠냐"면서도 "주주를 배신하고 싶지 않아서 이제껏 단 한 주의 주식도 판 적이 없다"며 주주들을 달랬다.

주주들은 투자 손실에 대한 고통 분담도 요구했다. 지난해 4분기 수익성이 대폭 떨어진 상황에서 임직원에 지급된 성과급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서 명예회장의 아들인 서진석·서준석 의장을 자리에서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은 "경쟁사의 급여 수준을 넘지 않는 선에서 성과급을 책정하고 있는 만큼 직원의 사기는 고려해달라"면서 "대표이사인 나는 성과급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기 부회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도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서 명예회장 역시 "현재 내 나이가 67세로 내가 회사에 오래 있는 게 오너 리스크"라며 "서진석 의장은 제품 개발, 기우성 부회장은 경영을 담당하고 나는 이들과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할 테니 후배들을 믿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그는 "저평가된 주가를 견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조금만 시간을 달라"면서 "한 달의 3분의 2는 해외 영업 현장을 뛰고 나머지 3분의 1은 제품 연구개발에 매달릴 것"이라며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의결권이 있는 총발행 주식수(1억3779만2707주)의 56.48%에 해당하는 7782만1886주가 행사됐다. 오프라인 주주총회에는 700여명의 주주가 몰렸다. 서 명예회장이 복귀를 예고하면서 전년(420여명)보다 67%가량 많은 주주가 참석했다. 주주총회에 상정된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 등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셀트리온 측은 오후 이사회를 열고 서 명예회장을 공동 이사회 의장과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을 승인할 계획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