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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자율주행차 부품사업 강화하는 이유

  • 2023.03.29(수) 11:40

2세대 통신모듈 개발…5G로 차량 통신 지원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그래픽=비즈워치

LG이노텍이 초고속 5G 차량통신을 본격 지원하는 통신모듈을 선보이며 자율주행차 부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부품 등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신사업 육성에 집중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속도 4배 올리고, 크기는 20% 줄였다

LG이노텍이 개발한 2세대 ‘5G-V2X(차량·사물간) 통신모듈’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은 차량과 사물간 원거리 데이터 송수신 속도를 대폭 개선한 퀄컴칩 기반 2세대 ‘5G-V2X 통신모듈’ 개발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5G-V2X 통신모듈’은 5G 이동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과 차량, 차량과 보행자, 차량과 인프라 간 데이터 송수신을 지원하는 부품이다. 안전 자율주행을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힌다.

이번 제품의 특징은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에 있다. 지난 2019년 LG이노텍이 세계 최초로 출시한 1세대 차량용 5G 통신모듈과 비교했을 때 4배가량 빠르다.

직사광선과 발열 등으로 인한 고주파 5G 신호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도 제어 알고리즘을 고도화한 결과다. 90℃ 고온에서도 온전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기존 제품 대비 크기를 최대 20% 줄인 점도 돋보인다. 이번 제품은 46mm×50mm 사이즈로 일반 신용카드의 절반 크기다. 때문에 차량 내·외부 관계없이 장착에 용이한 것이 장점이다.

아울러 제품의 호환성을 강화해 자율주행 부품 고객 확보에 더욱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세계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의 최신 5G 표준(3GPP Release 16)을 적용했기 때문에 국가·지형·차종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이번 5G 통신모듈 제품에는 당사의 고집적·초정밀 기술을 활용한 800여개 부품이 한 데 모였다”며 “1세대 모듈이 480여개의 부품을 담고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부품 수가 60% 늘어난 것이고, 그만큼 통신의 품질과 성능이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오는 2025년까지 2세대 ‘5G-V2X 통신모듈’ 상용화를 목표로 국내를 비롯해 유럽·미국·일본 글로벌 완성차 및 차량 전장부품사 대상 프로모션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유병국 전장부품사업부장은 “2세대 ‘5G-V2X 통신모듈’은 자동차의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여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LG이노텍은 ‘미래차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차량 전장 혁신 제품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 기관 테크노시스템리서치에 따르면, 5G 통신모듈을 탑재한 전 세계 차량은 올해 170만대에서 오는 2027년 218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182%의 증가율을 보일 것이란 진단이다. 

고부가가치 ‘알짜산업’ 공략 박차 

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부문 연간 실적 /그래픽=비즈워치

LG이노텍은 전장부품 사업부문의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매출 비중이 광학솔루션 사업부에 편중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LG이노텍은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5%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판소재 및 전장부품 사업부의 각 매출이 전체 중 8.6%, 7.4%에 머무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지난 23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도 쉽지 않은 경영환경에 놓였지만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전기차 및 자율주행 부품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육성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차량용 통신 모듈과 차량용 센서 등을 담당하는 전장부품 사업부는 전기차·자율주행의 급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는 주행 보조 시스템이 고도화됨에 따라 모터류와 센서류 등에서 전자·통신 부품의 채용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주요국의 탄소중립 이행 계획과 함께 완성차 업체의 친환경차 출시로 인해 신규 전자부품 수요는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LG이노텍은 전장부품 산업이 향후 전자업계의 신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부의 외형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해당 부문의 매출은 2020년 9102억원에서 2021년 1조623억원, 지난해 1조446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해당 부문의 신규수주 규모도 3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다만 흑자전환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전장부품 사업부는 2020년 영업손실 305억원에서 2021년 영업손실 576억원을 냈다. 그나마 지난해 영업손실 165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였다. 전장부품 산업 특성상 일반 전자제품 대비 제품의 수명 주기가 길고 고신뢰성·안정성이 요구돼 진입장벽 자체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은 △제품·고객 구조의 정예화 △글로벌 공급망 관리 역량 강화 △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한 범용성 제품 중심의 개발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것이란 방침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전장부품 산업의 진입장벽이 높고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나, 신성장동력으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계획은 변함 없다”며 “수익성 제고를 목표로 한 전략을 통해 지난해 적자폭을 줄이며 성과를 보였고, 향후 연구·설비 투자를 늘리며 중장기적으로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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