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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LG이노텍 고른 이 사업 '곧 효자된다'

  • 2023.02.27(월) 16:20

FC-BGA…서버용·전장용 성장성 커
기판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그래픽=비즈워치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작년부터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기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FC-BGA는 반도체 칩을 메인기판과 잇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주로 PC·서버·네트워크를 아우르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 사이를 연결한다. 

고성능 반도체 칩을 연결하는 기판인 만큼 수익성이 크다. 양사는 고부가 패키지기판에 대한 장기 수요가 뚜렷한 만큼 투자를 지속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업황 둔화에도 중장기적 관점서 사업 다각화를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전기, 자율주행車 반도체기판 개발 호재

일본과 대만이 주도하고 있는 FC-BGA 시장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부품업계가 FC-BGA를 새 활로로 삼은 까닭은 고수익성을 비롯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IT 기기의 고기능화와 경박단소화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해당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가 적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기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과 자금력이 요구되는 대규모 장치산업의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다.

시장조사기관 후지 키메라 종합 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지난해 80억달러(약 10조55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164억달러(약 21조6400억원)로 두 배 이상 불어날 전망이다. 부품업계가 지난해부터 FC-BGA 사업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부문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삼성전기는 지난해 반도체 기판 중 가장 기술 난이도가 높은 서버용 FC-BGA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등 기판 분야서 막강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FC-BGA 호실적을 기반으로 삼성전기의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실적이 크게 성장하기도 했다. FC-BGA는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부문의 매출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삼성전기 해당 부문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883억원, 464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 77%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실적 중 해당 부문 매출 및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2%, 39%였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포인트, 2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 전망으로 전년도 수준의 수익성을 올리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나오지만, 중장기적 관점서 고부가 산업을 향한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특히 삼성전기의 주력 사업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모듈이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기판 사업에 대한 투자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2021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FC-BGA 사업에 2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삼성전기는 이달 26일 새로운 FC-BGA를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은 고성능 자율주행 시스템에 적용이 가능한 첨단 기판이다.

미세 회로 기술을 전장용에 신규 적용해 기존대비 회로 선폭과 간격을 각각 20%씩 줄였다. 여권 사진 크기의 공간에 1만여개 이상의 입출력 단자를 심었다. 밀도 높은 반도체 설계를 통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였다는 평가다. 

자동차 전자부품 신뢰성 시험 규격인 AEC-Q100 인증도 취득해 자율주행뿐 아니라 자동차 바디와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등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김응수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반도체의 고사양과 고성능화 요구가 지속되면서 FC-BGA가 반도체 성능 차별화의 핵심이 되고 있다”며 “삼성전기는 핵심 제조기술을 지속 발굴해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능력 확대로 전장용 FC-BGA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 “FC-BGA로 글로벌 1등 오를 것”

LG이노텍 기판소재 부문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LG이노텍은 지난해 2월 FC-BGA 기판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신사업에 나섰다. 지난해에만 FC-BGA 시설과 설비에 41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LG이노텍은 기판소재 등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 매출처 다변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6월 네트워크 및 모뎀용 FC-BGA 기판과 디지털TV용 FC-BGA 기판 양산에 성공했다. 통상 2~3년 이상 걸리는 FC-BGA 생산 개시를 3~4개월 만에 이뤄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LG이노텍의 기판소재 부문 연간 매출은 1조6937억원, 영업이익은 37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8%, 4%가량 증가했다. 올해 LG이노텍은 FC-BGA 신규 사업 역량을 적기에 확보해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핵심요소 기술 선행 개발을 통한 신사업 발굴·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사업부 실적 부진도 이러한 방침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광학솔루션사업부는 카메라모듈을 만드는 부서로 LG이노텍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해당 부문은 2018년 이후 4년 만의 하락세를 보였다. LG이노텍이 생산하는 카메라모듈 등 대부분 부품은 애플로 공급되는데,  지난해 애플 아이폰이 생산 차질을 겪었기 때문이다.

당장 올 하반기에 구미 FC-BGA 신공장에서도 제품 양산을 본격화한다. LG이노텍은 지난 1월말 구미 FC-BGA 신공장에 설비 반입식을 진행했다. 지난해 6월 LG전자로부터 인수한 연 면적 약 22만㎡ 규모 공장에 최신 FC-BGA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올 상반기까지 양산 체제를 갖추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당시 행사에 참여란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FC-BGA 기판은 그동안 글로벌 1위 기술력과 생산성으로 기판소재시장을 선도해온 우리 회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FC-BGA를 반드시 글로벌 1등 사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증권가는 FC-BGA 시장 내에서도 서버용 및 전장용 제품 라인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PC용 FC-BGA시장은 정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서버용 FC-BGA 시장이 커질 것”이라며 “향후 시장 규모와 성장률 면에서도 서버용 FC-BGA가 PC용보다 크고, 전장용 컴퓨팅 시스템온칩(SoC) 수요도 지속적인 초과 성장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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