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1년만에 10조원 조달' SK이노-SK온 재무라인 살펴보니

  • 2023.06.15(목) 07:00

자본영역은 SK이노 김양섭 CFO 이끌고
부채는 SK온 김경훈 CFO 맡아 역할수행

기업공개(IPO)도 아닌데 길지 않은 기간내 10조원 이상의 자금조달을 성공시킨 기업이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온 이야기다. 

특히 SK온은 기업 성장 가치로만 자금조달을 이끌 수 없었던터라 시장에 무한신뢰를 주면서 성공 전략을 세운 재무라인 역할이 눈길이다.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10조원 이상의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일반적으로 자금조달을 위해선 기업 성장 가치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성장성과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여기에 SK온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의 전폭적인 지원이 시장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전세계 금융시장이 경색된 어려운 상황에서 SK온이 당초 계획을 뛰어 넘어 연이어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은 SK이노베이션과의 시너지가 돋보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얼어붙은 자금시장 깨우다

SK온은 지난해 투자 유치에 나섰을 때만 해도 4조원 조달을 목표했다. SK온은 지난해 7월 유럽 공적수출신용기관(ECA)에서 확보한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시작으로 자금조달이 나섰다.  

하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으로 인한 세계 정세불안, 고물가 및 경기침체 등으로 자본시장이 얼어붙으며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투자자들의 관망세는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의 선제적인 2조원 투자 결정으로 눈녹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2조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또 한국투자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의 1조2000억원 한도 1차 Pre-IPO(상장 전 지분투자)도 함께 발표했다. 이후 MBK파트너스컨소시엄 8억달러(1조500억원), 사우디아라비아 SNB캐피탈 1억4400만달러(1900억원)로부터의 Pre-IPO 참여를 모두 성공시켰다. 

최근에는 SK이노베이션이 싱가포르계 신규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4억달러(약 53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소속된 FI는 내부 의사결정을 거쳐 SK온 투자에 막판 합류했다는 전언이다.

Pre-IPO를 비롯 일련의 자본조달 역할은 SK이노베이션 김양섭 재무부문장(CFO)과 배기락 재무3담당이 SK온 성장 가능성과 함께 SK이노베이션의 변함없는 지원 의지를 강조하며 투자자 마음을 얻은 결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SK온은 9억달러(1조2000억원) 규모로 유로본드(타국기업이 채권발행 국가의 것이 아닌 통화로 발행·유통하는 채권)를 발행했고, 현대차·기아로부터 추가로 2조원을 차입하며 자금 마련에 일조했다. 

이같은 부채조달 역할은 SK온 김경훈 재무담당(CFO)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 출신인 김경훈 CFO는 SK온이 수율 문제를 극복하고 생산능력에 걸맞은 수익성을 확보하기까지 필요한 자금 마련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등에서의 수조원대 자금 확보를 이끌어내며, SK온이 생산능력 확대를 거쳐 수익성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성장성+시장신뢰제공' 통했다 

이로써 SK온은 1년새 최대 10조77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세계적 자본시장 경색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으로 Pre-IPO 및 자금조달이 이뤄진 것은 높게 평가할만 하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세계 석유시장 호황에 힘입어 역대 최대인 3조917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가운데 SK온 유상증자에 2조원을 투입했다는 것은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에 회사의 미래를 걸었다는 의지를 시장에 충분히 강조시켰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와의 대화' 세션을 마련, 주주라면 누구나 김준 부회장, 김양섭 CFO 등 경영진에게 경영현안을 묻고 답변을 들을 수 있도록 해 자본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또 SK이노베이션은 향후 SK온 기업공개(IPO)시 SK이노베이션 주식과 SK온 주식을 교환하는 파격적인 주주환원 방안도 제시하면서 자본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온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 중점을 뒀다.

업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SK온 경영진의 발빠른 결단이 단초가 됐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SK온은 지난해 약 1조원, 올 1분기 34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올 하반기 분기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올 2분기 적자 규모를 100억원 이하로 줄이고, 연내 흑자 전환이 목표다. 

SK온은 지난달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3개 신용평가사로부터 A2+ 등급을 획득, 향후 사채 발행 등을 통한 추가 자금 조달도 가능하게 됐다. 오는 2026년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