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토요타와 손잡고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건다. 2025년부터 미국서 생산되는 토요타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상위 5개 완성차 기업 모두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게 됐다. 이번 대규모 공급계약을 발판으로 북미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미시간 공장에 총 4조 투자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토요타와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20조~30조원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단일 수주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이자, 토요타와의 첫 계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생산하는 하이니켈 파우치형 배터리 모듈을 오는 2025년부터 10년간 토요타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미시간 공장에 토요타 전용 배터리 셀 및 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설비 증설을 위해 총 30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 직후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법인은 약 1조3107억원(보통주 1202주)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미시간 공장 생산라인 증설 등에 쓰인다.
향후 생산된 배터리 모듈은 토요타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팩으로 조립돼 토요타 신형 전기차 모델에 주로 탑재된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세계 1위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인 토요타와 새로운 협력이 북미 전기차 시장의 커다란 진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북미 생산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혁신적인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기차 우상향 흐름, 거스를 순 없을 것”
이번 계약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탑5 완성차 회사(토요타·폭스바겐·르노닛산·현대차·GM) 모두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내 2개의 단독 공장과 6개의 합작공장을 운영·건설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 누적 수주잔고는 440조원이다.
특히 이번 대규모 공급계약을 통해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토요타는 지난해 매출 371조원, 글로벌 자동차 판매 대수 1위를 달성했다.
북미에서도 GM에 이어 자동차 판매 대수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엔 “2030년까지 30종의 차량을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3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전동화 전략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글로벌 전기차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 적극적으로 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 및 원자재 가격 하락 등 부정 요소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성장 흐름이 유지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 세계적 정책·환경·산업별 이슈를 고려했을 때 ‘전기차 전환’이라는 대전제가 뒤바뀔 가능성은 낮다”며 “경기침체 및 원자재 가격 등 요인으로 고공행진을 거듭해온 배터리 업계의 실적이 잠시 주춤할 수도 있지만, 전기차 수요가 장기적 우상향을 보일 것이란 관측은 변함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