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이 POSCO홀딩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에서 선정한 내부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간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가 관심사였다. 하지만 최근 포스코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이번 회장 선정 절차에 문제 제기를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와 함께 현 정권과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우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발표에 따라 최 회장은 오는 3월 두 번째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전망이다. 후추위는 외부 후보 모집과 평판 조회 등을 거쳐 이달 17일 내외부 롱리스트 후보자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는 3일 제4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그간 지원서를 제출한 내부 후보에 대한 1차 심사를 통해 다음 단계인 '평판조회대상자'로 8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사에서는 앞서 발표한 5가지 후보 기본 자격 요건인 ▲경영역량 ▲산업전문성 ▲글로벌역량 ▲리더십 ▲진실성·도덕성을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30년간의 개인 이력과 최근 5년간의 사내 평판, 평가 기록, 그리고 포스코 그룹을 책임질 새로운 미래 리더십과 관련한 제반 판단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결정된 평판 조회 대상자에 대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외부 전문 기관에 평판 조회를 의뢰해 오는 8일까지 결과를 돌려받는다. 이어 10일에는 제5차 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내부롱리스트후보자'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내부 후보 대상자 리스트에 최정우 현 회장이 없다고 밝힌 점이다. 이 외에 누가 대상자로 정해졌는지는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간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3연임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특히 그가 최근까지 연임 도전 여부에 구체적인 말을 아꼈다는 점에서 재연임 의지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최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경우 그룹 최초의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관련 기사: 포스코, 셀프 연임 규정 없앴다…최정우 연임 가능성은(12월 20일)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이전 정부 시절 취임했다는 점에서 연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 정권과의 관계가 불편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지난해 대통령이 재계 총수를 대동해 여러 차례 해외 순방에 나섰는데 최 회장은 번번이 동행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 국민연금이 이번 회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에 문제 제기를 했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문제제기를 하자 후추위가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반박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관련 기사: 포스코 후추위 "최정우 3연임 지원은 개인의 자유"…투명한 공개 약속(12월 29일)
최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 지난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재임 기간 이차전지 소재와 에너지 등 비철강 사업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는 점 등이 높게 평가된다. 포스코 그룹을 철강사에서 미래 종합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다.
후추위는 현재 모집 중인 외부 후보에 대한 평판 조회 결과까지 취합한 뒤 오는 17일 '내외부롱리스트'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이후 외부 저명인사로 구성한 '후보추천자문단'의 의견을 받을 계획이다.
박희재 후보추천위원장은 "포스코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새 그룹 회장을 선발하는 중차대한 임무 앞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끝까지 공정하고 엄정한 선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