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자동차가 2년 만에 간판을 '르노코리아'로 바꿔 달았다. 태풍의 눈을 연상케 했던 공식 엠블럼도 이번에 변경했다. 올해부터는 글로벌 브랜드 전략도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도 오픈했다. 향후 3년간 매년 신차를 공개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르노코리아가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했다. 국내 5개 완성차 브랜드 중 나홀로 역성장했던 오명을 씻어버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르노코리아의 전신인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2017년에 역대 최대 판매실적인 총 27만6808대(내수+수출)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매년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지난해에는 10만대를 겨우 웃도는 판매 성적표를 받아드는 데 그쳤다.
'신차 부재' 리스크 해소…3년간 매년 1대씩
르노코리아가 부진한 이유로는 '신차 부재'가 거론되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르노코리아는 페이스리프트 모델만 내놓았을 뿐 2021년 이후로 신차를 공개하지 않았다. 통상 완성차업체들은 신차를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다시 한번 각인시킨다. 그러면서 신차와 기존 차량의 동반 상승을 기대하는데 르노코리아는 그럴 기회가 없었던 셈이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3일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신차 1종씩 공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올해는 '도약의 해'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예고됐던 대로 올해는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번째 모델'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번째 모델은 하이브리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차종이며 다가오는 6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차량명도 이때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5년에는 순수 전기차가 들어온다. 지난달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된 '르노 세닉(Scenic) E-TECH 일렉트릭(electric)'이다. 전장 4470mm, 전폭 1860mm, 전고 1570mm의 준중형 전기차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장착됐다. 1회 충전 시 최대 625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예상 판매 가격은 4만5000~5만 유로인데 환산하면 6500만원~7200만원대에 이른다.
2026년에는 오로라 프로젝트의 두 번째 모델 출시가 거론된다. 유럽에서 판매 중인 르노 모델을 수입하는 방안도 언급되고 있다.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은 "여러 기회를 모색 중"이라며 "르노 브랜드 자체 자산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차에는 모두 다이아몬드 형상의 엠블럼이 적용된다. 프랑스 감성의 외장과 첨단 기술력이 접목된 내장 디자인도 신차에서 잇달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신차는 서울 성수에 마련한 플래그십 스토어 '르노 성수'에 전시된다. 이곳에서는 차량 판매와 수리는 물론, 카페, 팝업스토어, 르노 아이템 판매 등을 선사한다.
국내 시장은 르노 도약에도 중요하다. 판매 상위권인 유럽을 제외하면 미국, 남미, 국내 정도가 르노의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곳들이다. 르노는 15년 전 전기차 개발에 일찌감치 착수했던 선구자 기질을 기반으로 향후 친환경 차량 출시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