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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 중국발 반전 모드…금호석화 유독 돋보이네

  • 2024.05.22(수) 07:10

미 '대중 관세 인상' 결단…말레이向 NB라텍스 반사익
중국 중심 EV 시장 공고…타이어 교체 시기 도래

/그래픽=비즈워치

중국 저가 공세로 장기 불황을 맞았던 석유화학업계 내 분위기 반전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수술용 고무장갑' 등 주요 품목에 대한 대중(對中) 관세를 높여 잡은 가운데 국내 석화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이 확대, 타이어 교체가 활발해지는 흐름도 호재다. 

그중 금호석유화학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합성고무 업황 회복을 통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금호석유화학이 수술용 고무장갑 소재인 'NB라텍스'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주요 타이어 소재 연간 생산 능력도 국내 최대 규모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NB라텍스, 수출량·판가 동반 상승세

미국 대 중국 관세 인상 주요품목./그래픽=비즈워치

최근 미국 정부가 대중 관세 인상안을 발표, '중국산 수술용 고무장갑'까지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관세 인상으로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말레이시아 장갑 업계의 수혜가 예상되는데, 이는 곧 말레이시아에 해당 원료(NB라텍스)를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간 중국 기업들은 말레이시아 대비 장갑 1000개 당 약 2달러를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늘려온 바 있다.

특히 NB라텍스를 주력으로 하는 금호석유화학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연간 71만톤의 NB라텍스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해당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어 연구 및 시설 확대에 공을 들인 금호석유화학의 판단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르면 올해 2분기 중 23만6000톤 규모 라인이 추가 확보된다. 

이 증설분을 더하면 약 100만톤에 이르는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지난 2015년 말 기준 20만톤에 불과했던 NB라텍스 생산 능력이 5배가량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금호석유화학이 생산하는 NB라텍스 대다수가 말레이시아로 수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중 관세'에서 시작된 반사이익을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초 한국 NB라텍스 수출은 말레이시아 향이 70~80%였으나 말레이시아 장갑 업체의 경쟁력 약화로 비중을 지속 축소해왔다"며 "하지만 이번 조치에 따른 말레이시아 장갑 업체의 중장기 경쟁력 회복 가능성은 글로벌 최고 NB라텍스 기업이자 말레이시아 최대 수출업체인 금호석유화학에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올 4월 한국 NB라텍스 수출량이 3년여만 최대치를 기록, 판매가격이 함께 오르는 점도 전방 수요 회복세를 암시하는 것이란 평가다.

금호석유화학 합성고무 주요 제품군 생산능력./그래픽=비즈워치

타이어 수요 호조세 지속…"합성고무가 키 드라이버"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주기가 다가오면서 금호석유화학 합성고무 사업의 전반적 실적 개선도 점쳐진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2개월 간 중국 세미스틸 타이어 가동률이 80% 수준을 유지하며 10년 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수출량도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러한 추세가 올해 초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침투율이 확대되면서 타이어 교체 주기가 도래했기 때문으로 읽힌다. 미쉐린 기준 중국 타이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 상승했고, 올해 3월 누적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6% 성장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이 타이어 수요 호조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차량용 타이어에 사용되는 합성고무 제품인 SBR과 SSBR 등을 생산하고 있다. SBR의 경우 연간 생산 능력이 26만3000톤으로 국내 최대 규모급이며, 전기차에 적합한 타이어 소재 SSBR 생산 능력도 늘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합성고무 사업부문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실제 금호석유화학의 합성고무 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4% 초반까지 오르며 개선세를 보였다. 전방산업 중에서도 타이어 판매량 회복세가 두드러진 덕이 컸다. 같은 기간 부문별 매출 측면에서도 수요 회복에 따른 판매량 증가로 2022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증권가 내에선 "합성고무가 올해 금호석유화학 실적 개선의 키 드라이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서 합성고무 사업의 호조가 가장 고무적이었다"며 "올해 합성고무 주요 전방 산업인 타이어 수요 회복이 기대됨으로써 실적의 완연한 회복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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