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테스트가 실패하지 않았다"며 "공급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HBM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를 일축한 바 있다.
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황 CEO는 지난 4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 마이크론 모두 엔비디아에 메모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자격을 갖추고 엔비디아 제조 시스템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인 반도체로 엔비디아 등에서 생산하는 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관련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HBM 경쟁에서 다른 경쟁사들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향후 엔비디아로의 납품 여부가 주목받아왔다. SK하이닉스가 2022년부터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황 CEO는 "삼성전자는 아직 어떤 인증 테스트에도 실패한 적이 없다"면서도 "더 많은 엔지니어링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의 HBM 테스트 위해 노력해왔으며 삼성전자의 5세대 HBM인 HBM3E 12단(H)을 개발해 엔비디아에 샘플을 보낸 상태다. 지난 3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삼성전자의 HBM3E를 살펴보고 제품 옆에 '젠슨이 승인하다'는 서명을 남기면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말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을 출시하고 2026년에는 '루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 HBM이 예정대로 테스트를 통과하면 블랙웰 시리즈에 탑재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삼성전자는 장중 3% 이상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오전 9시30분을 넘어선 현재 3.05% 뛴 7만76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