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경쟁사 AMD와 신경전을 한국에서도 이어갔다. 인텔 차세대 CPU(중앙처리장치) 아키텍처 신제품을 소개하면서 AMD를 직격하면서다. 이 시장에서 AMD가 인텔의 시장 점유율을 뺏어오고 있는 가운데, 인텔이 AMD 견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인텔 차세대 CPU 공개
인텔코리아는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인텔 테크 데이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인텔® 코어™ 울트라(Ultra) 200H·Hx (코드네임 애로우레이크)가 탑재된 노트북 모델을 시연했다. 이 제품은 인텔의 15세대 CPU 아키텍처 모델로 노트북의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울트라 200H는 최고 16코어를 탑재, 전세대 대비 성능이 향상됐다. 게이밍은 22%, 싱글스레드(단일작업)는 17%, 멀티스레드(다중작업)는 19% 각각 성능이 향상됐다.
최고급 제품 울트라200Hx는 최고 24코어가 탑재됐다. 전세대 제품군과 비교해 싱글스레드 성능은 10%, 멀티스레드 성능은 41% 각각 개선됐다.
박승재 인텔코리아 상무는 "울트라 200H와 200Hx 제품군은 고성능 노트북 분야로 인공지능(AI) PC 시장을 확장할 뿐 아니라 고성능 노트북 사용자의 전통적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뛰어난 AI PC는 뛰어난 PC에서 시작한다"라며 "인텔은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플랫폼을 발전시키고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 AMD와 신경전
이날 박 상무는 "울트라200 시리즈의 전력 효율을 동급 모델에서 비교하면 AMD보다 25% 더 높다"고 말했다. 인텔이 AMD 사명을 직접 언급하며 견제에 나선 것이다.
CPU아키텍처는 컴퓨터 부품 중에서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전력 효율이 단순 '발열'과 '전기비' 문제를 넘어 컴퓨터 전체 성능을 좌지우지할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력 효율이 좋지 않으면 시스템 전체가 쉽게 부하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작업을 수행할 수 없다"며 "이 문제를 지적한 것은 그만큼 기술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올 초 AMD이 인텔을 강도 높게 폄하했다는 점을 주목한다. AMD 측은 올 초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인텔 울트라 200시리즈를 두고 "Built a horrible one(끔찍한 것을 만들었다)"고 저격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이전 세대 CPU아키텍처가 혹평을 받으면서 경쟁사인 AMD에게 서버·데스크톱 PC 시장 점유율을 내어줬다"며 "AMD는 이를 더욱 가속화 해야하고 인텔 측은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인텔이 AMD를 한국에서도 견제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산하는 PC와 랩탑 중 인텔의 CPU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제품 비중이 월등히 높지만, 최근 몇년 간 인텔의 부진으로 마냥 안심할수는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세계 PC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여주진 못하지만, 국내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에선 점유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주요 파트너에게 경쟁력을 강조하는 차원에서의 움직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AI PC와 같은 차세대 초고성능 PC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시장이 우리나라라는 점도 고려되지 않았겠느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