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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BMW 수주 의미는?…"파운드리 키울 통로"

  • 2025.12.31(수) 14:54

아우디·폭스바겐 넘어 BMW까지 수주 확대
차 전장, 반도체 산업 최대 수요처로 부상
"기술보다 중요한 건 완성차와 파트너십"

삼성전자가 독일 완성차 BMW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것은 단순한 수주에 머물지 않고, 메모리에 치우쳤던 반도체 사업 구조를 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축으로 분산하는 계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테슬라로부터 약 23조원의 파운드리 계약을 수주한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로 메모리 업황 회복과 함께 전장과 시스템 반도체가 중장기 성장 축으로 얹히는 구조가 형성되는 흐름을 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20'을 BMW의 신형 전기차 '뉴 iX3'에 공급했다. 뉴 iX3는 BMW의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가 처음 적용되는 양산 모델이다. 

노이어 클라쎄는 단순 전기차 전환을 넘어 전기차 전용 플랫폼 위에 차량 운영체제와 전장 아키텍처를 통합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략이다. 향후 BMW 전기차 전반의 기술 기준이 되는 프로젝트로 꼽힌다. 이러한 핵심 플랫폼의 첫 모델에 삼성 반도체가 채택됐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엑시노스 오토 시리즈는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를 맡고 파운드리 사업부가 생산을 담당하는 삼성의 대표적인 전장용 시스템온칩(SoC)이다. 차량 내 디스플레이 제어를 비롯해 AI 음성 인식·내비게이션·통신·멀티미디어 처리 기능을 하나의 칩에 통합했다. 삼성은 2019년 아우디, 2021년 폭스바겐에 이어 BMW까지 고객사로 확보하며 품질 기준이 까다로운 독일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전장 반도체 레퍼런스를 쌓고 있다.

이번 공급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BMW의 차세대 전기차와 내연기관 플래그십 모델에도 엑시노스 오토 시리즈 채택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7시리즈에는 5나노 공정 기반의 '엑시노스 오토 V920'이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동차 전장(전기·전자장비)은 반도체 산업의 최대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자율주행 단계가 고도화될수록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가 2000개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3년 635억달러(약 91조원)에서 2028년 1298억달러(약 186조원)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BMW 차 반도체 공급은 단순히 전장 반도체 수주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전장은 파운드리 물량을 실제로 키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라고 강조했다. 그는 "메모리에 강점을 가진 삼성이 시스템 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보유한 구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전장"이라며 "설계부터 생산까지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분명한 차별화 요소"라고 말했다.

다만 경쟁 구도는 녹록지 않다. TSMC와 경쟁에서 관건은 공정 기술 자체보다 완성차 업체와의 관계 설정이라는 제언이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는 전형적인 B2B(기업대 기업 거래) 산업으로 수요가 선행되지 않으면 생산과 투자가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전장 반도체의 성패는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 구조를 누가 선점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수요가 커질수록 완성차 기업의 반도체 내재화 움직임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얼마나 이른 시점에 깊은 파트너십을 구축하느냐가 시장의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반도체 파운드리 글로벌 시장점유율 추이./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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