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19조원을 투입해 첨단 패키징 팹을 신설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이 본격화되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전공정과 후공정을 묶는 생산 최적화 전략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잇는 생산 축을 강화, 정부의 지역 균형 성장 기조에도 보조를 맞췄다.
SK하이닉스는 13일 첨단 패키징 팹 'P&T7'을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구축한다고 밝혔다. 총 투자 규모는 19조원이다. 7만평 부지에 들어서는 P&T7은 올해 4월 착공해 2027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한다. 전공정과의 접근성·물류 효율·운영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청주가 최적지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P&T7은 전공정에서 생산된 반도체 칩을 제품 형태로 완성하고 품질을 최종 검증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이다. 반도체 제조는 △웨이퍼 위에 회로를 형성하는 전공정과 △칩을 절단 패키징 테스트해 완제품으로 만드는 후공정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HBM과 같은 AI 메모리는 칩 적층과 연결 기술이 성능과 전력 효율을 좌우해 후공정의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번 투자로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과 청주,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까지 세 곳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청주는 낸드 플래시 팹 M11·M12·M15와 후공정 P&T3가 가동 중인 데다 차세대 D램과 HBM 생산을 위한 M15X까지 더해졌다. 전공정과 후공정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M15X는 총 20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팹이다. 지난해 10월 클린룸을 먼저 열고 현재 장비를 순차적으로 반입 중이다. 전공정에서 생산된 D램을 HBM으로 제품화하는 과정에서 P&T7이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팹 간 물리적 거리와 공정 연계를 최소화해 생산 효율과 수율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시장 전망도 투자를 뒷받침한다. 업계에 따르면 HBM 시장은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며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차세대 제품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높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이 95조원대, 영업이익이 44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사상 처음 삼성전자를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HBM 중심의 고수익 구조에 더해 범용 D램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수익 기반이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를 단기 효율보다 중장기 산업 기반 강화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P&T7 투자를 통해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성장하는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며 "정부 정책과 기업의 노력이 맞물려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