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를 겨냥한 차세대 메모리 기술 청사진을 공개했다. 기존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한계를 넘어서는 차세대 메모리 구조 'zHBM'과 새로운 낸드플래시 솔루션 'z낸드-O(zNAND-O)'를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업계 최초로 400단 이상을 쌓은 10세대 'V10 BV-낸드'도 공개했다.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4~6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리는 'FMS(Future of Memory and Storage) 2026'에서 zHBM과 z낸드-O의 목업(Mock-up)을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고 5일 밝혔다.
약 20평 규모의 전시관에는 AI 클라우드 서버를 형상화한 부스를 마련했다. 하이라이트존·클라우드 AI존·엣지 AI존으로 구성된 전시 공간에는 D램·낸드·스토리지 등 약 30종의 제품이 전시됐다.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기술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몄다.
행사 첫날에는 이진엽 플래시개발실 부사장과 김경륜 D램개발실 상무가 기조연설을 맡아 AI 시대 메모리 기술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두 연사는 AI 연산량이 급격히 늘면서 기존 메모리 구조만으로는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를 해결할 차세대 3차원(3D) 메모리 기술을 소개했다.
핵심은 zHBM이다. 지금까지는 AI 가속기 옆에 HBM 여러 개를 배치했다면 zHBM은 AI 가속기 위에 HBM을 수직으로 쌓는 구조다. 메모리와 AI 가속기 사이의 거리를 크게 줄여 데이터가 오가는 시간을 단축,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함께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zHBM 기반 시스템은 차세대 HBM인 HBM5보다 최대 8배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 전력 효율은 최대 3배 개선되고 열 저항은 절반 이상 낮아져 초거대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또 메모리와 AI 가속기 사이에 들어가는 인터레이어에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어 메모리 용량을 늘리거나 AI 가속기 성능을 높이는 등 맞춤형 설계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고객사와 공동 설계를 통해 AI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함께 최적화할 계획이다.
낸드 분야에서도 새로운 구조를 제시했다. z낸드-O는 기존 V-낸드 적층 기술에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적용해 4단 또는 8단 칩을 수직으로 쌓은 차세대 낸드플래시다. 저장 용량뿐 아니라 데이터 전송 속도와 응답성을 높여 AI 데이터센터와 온디바이스 AI 환경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400단 이상 적층한 10세대 'V10 BV-낸드'도 함께 공개했다. BV(Bonded V-NAND)는 메모리 셀과 주변 회로를 각각 만든 뒤 웨이퍼 본딩 기술로 붙이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기존 286단 9세대 제품에서 곧바로 400단 이상으로 도약하며 초고적층 낸드 경쟁에 속도를 냈다.
V10 BV-낸드는 적층 수만 늘린 것이 아니라 읽기·쓰기 성능과 입출력 속도도 개선했다. 웨이퍼 본딩과 3단 적층 기술을 적용해 메모리 집적도를 전 세대보다 약 58% 높였고,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HBM4E·HBM5·LPDDR5X-PIM·PM1763 등 AI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메모리와 스토리지 제품을 함께 전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 혁신과 메모리·파운드리·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차별화된 솔루션으로 AI 시대 반도체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