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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 연금술]②`로봇산업이 넘지 못한 벽` 극복할까?

  • 2014.01.02(목) 11:23

3D 혁신 불구 `규모의 경제` 뛰어넘기는 힘들 듯
모간스탠리 "성장성 밝지만 `보완적 역할`에 머물 것"

3D 프린터 혁명에 대한 예찬만큼이나 신랄하게 쏟아지는 비판도 곱씹어 볼만하다. 지난 여름 모간스탠리도 이런 대열에 합류했다. 3D프린터가 혁신적이긴 하지만 전통적인 제조업체를 위협할 정도는 못된다는 것이다.

 

3D 프린터는 복잡한 형태의 부품을 빠른 시간 안에 만들어내는 혁신만큼이나 기존의 부품 제조공정을 따라갈 수 없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단순부품 제조의 경우 시간이나 원가 면에서 현저히 밀리면서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車업체들 "대량생산 적용 힘들어"..속도 높여야

 

자동차업체인 포드와 재규어, 폭스바겐, 애스톤 마틴 등은 3D 프린터를 활용 중이다. 시제품 모형이나 부품을 빠르게 만들고 개발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3D 프린터를 앞다퉈 활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시제품 제조 용도로만 쓴다. 현재 73%가 견본을 만드는데 쓰고 23%만이 생산에 직접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이 항공이나 의료 쪽의 활용도를 크게 앞서고 있지만 3D 프린터를 이용해 대량생산에 나서진 않고 있다는 얘기다.

 

포드 유럽의 샌드로 피로디는 "자동차업체들이 3D 프린터를 생산에 활용할 계획은 없다"며 "(대량생산에 쓰이기엔) 기계가 너무 느리고 현재로서는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3D 프린터가 지금보다 더 빠르면서 제품제조 반경이 더 넓은 형태로 발전해야만 자동차나 다른 대량생산 시장에 침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로우보다 하이엔드에 가까워..고비용·규모의 경제 불가능

 

3D 프린터가 항공우주 분야에서 유독 각광받고 활용되는 이유는 이들이 쓰는 부품의 제조공정 시간이 워낙 긴데다 값이 비싼 소재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공장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금속부품의 경우 굳이 3D 프린터를 활용할 만한 매력이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니콜라스 보르트메이어 지멘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3D 프린터의 일반적인 제조 공정 시간은 꽤 긴데다 '규모의 경제'를 거의 실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3D프린팅 사업에서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5인치 정육면체 크기 제품 생산에 평균 1시간 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대량생산을 위핸 생산 속도 향상이 급선무라며 제작방식 특성상 사출성형 속도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3D프린터가 비용을 절감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많은 비용을 야기하는 것도 문제다. 기계 값이나 소재 비용이 굉장이 높기 때문이다. 3D 프린터에 쓰이는 소재는 전통적인 제조업에 쓰이는 소재보다 많게는 50배에서 100배가량 비싸다. 산업용 3D프린터기 가격도 최소 1000만원에서 10억원을 호가한다. 미국에서 3D프린팅 업계를 주도하는 미국 스트라타시스 역시 점유율이 높은 이유가 바로 3D 프린팅에서 활용가능한 소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3D 프린팅의 미래는 결국 소재 기술에 달려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3D 프린팅 컨설팅업체인 홀러스 어소시에이츠의 테리 홀러도 "일단 기계나 소재값이 떨어지기 시작해야 자동차 업체들이 제조업에 활용하기 시작할 것이고 7~10년 가량을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그레그 모리스도 "3D프린팅은 새로운 층을 켜켜이 쌓는 적층 가공법을 활용하는데 이를 통해 모든 것을 제조할 수 있는 것 아니다"며 "기업들이 이런 기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감안한다면 3D 프린팅이 기존의 제조공정을 대체하는 것이 결코 쉽진 않다.

 

◇ "창조적 파괴엔 못미쳐"..로봇산업과 성장 유사할듯

 

모간스탠리도 3D프린팅이 기존 산업을 파괴시키기보다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는 이른바 '창조적 파괴'로까지 발전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모간스탠리는 3D 프린팅이 기본적인 성장 전망 하에서는 로봇 산업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상의 성장을 보이더라도 사출성형기 산업 이상으로 크게 성장하기는 힘들 것으로 봤다. 현재 소비재 영역에서 활용도가 가장 높지만 스마트폰이나 PC처럼 소비자 시장으로의 침투도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선 홀러스 어소시에이츠의 테리 홀러는 "3D프린팅은 당신의 공구 상자에 들어있는 새로운 도구로 보는 것이 맞다"며 "새로운 툴이 개발됐다고 해서 다른 툴을 모두 버리라는 얘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 모간스탠리가 본 3D 프린팅 산업의 발전 가능성. 기본적인 성장시 로봇산업과 유사하고 강하게 성장하더라도 사출성형기 산업과 유사하다고 판단.(출처:모간스탠리)

 

◇ 시장 성장성은 밝다..`특허권리 만료` 좋은 계기

 

그럼에도 3D 프린팅 산업의 성장성 만큼은 밝게 점쳐진다. 특히 내년부터 미국 기업에서 출원한 3D프린팅 특허 권리가 만료되면서 보급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3D 프린팅 업계가 현재 20억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0년에는 90억달러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봤다. 최상의 시나리오 상에서는 최대 34%의 연평균성장률을 보이며 210억달러까지 성장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인 IDC도 3D프린트 시장이 2017년까지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포화상태를 맞고있는 기존 프린터 시장을 넘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선 홀러 어소시에이츠도 2012년 3D 프린터 시장 규모는 22억달러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28.3%만이 완제품 생산에 활용됐지만 2017년에는 60억달러, 2021년에는 108억달러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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