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용평가는 20일 `안정된, 그러나 정체된 멕시코 금융산업, 저성장 국면을 탈피할 수 있을까'라는 보고서를 내고 "멕시코는 은행산업의 여신 성장성이 높지 않다"며 "향후 멕시코 금융시장은 채권 위주의 직접금융시장 위주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 은행들의 여신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 정도에 불과하며, 성장률 역시 연평균 10% 내외로 명목GDP 성장률(연평균 8%)과 유사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멕시코는 1981년과 1994년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은행산업 대부분이 외국계로 넘어갔다. 이들 외국계은행이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대출확대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최근 멕시코 정부는 `대출자산을 일정 수준으로 낮추는` 은행을 제재하는 내용의 금융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보고서는 정부의 금융개혁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은행부문의 신용창출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투자를 실행할 대기업 형태의 제조업과 차입여력이 있는 가계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은행을 대신해 민간 연금펀드 운용사(Siefores)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멕시코 전체 금융자산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50%에서 2012년 48%로 하락한 반면 민간 연금펀드 비중은 13%에서 15%로 늘었다. 멕시코 정부도 그간 금지했던 민간 연금펀드의 인프라스트럭처 펀드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 등을 허용해 민간부문의 자금수요를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강욱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향후 멕시코 경제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투자수요의 상당부분은 민간 연금펀드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민간저축이 실물부문으로 원활히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역할이 멕시코 경제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