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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를 가다]②"창업자 천국? 천만의 말씀"

  • 2014.06.03(화) 10:04

한국인이 말하는 실리콘밸리
성공보다 실패에 익숙해야..공유 DNA 필요

“실리콘밸리는 창업자들의 천국이 아니다.”

 

국내의 많은 벤처 창업가들은 국내의 척박한 창업 환경에 질려 벤처 성공의 요람인 실리콘밸리를 동경한다. 그곳에 가면 성공이 손에 닿을 듯하다.

 

하지만 10년째 실리콘밸리에서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는 한 한국인 창업자는 막연한 '실리콘밸리 드림'에 대해 경고했다. 지난달 18일부터 23일까지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많은 한국인 사업가들도 이구동성으로 벤처 성공의 어려움을 말했다. 나 혼자만의 성공을 꿈꾸는 한국인이, 공유 정신을 기반에 둔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고 했다.

이구형 뉴로스카이 최고기술책임자(CTO)

우리나라 사람은 남이 뭘 하면 따라간다. 실리콘밸리는 남이 하면 그 옆으로 간다. 마인드 문제다. 베끼느냐 새로운 걸 하느냐. 종업원 정신이냐 창업자 정신이냐.”

 


“실리콘밸리는 창업자들의 천국이 아니라 무덤이다. 성공하기가 힘든 동네다. 보통 벤처캐피탈이 1년에 2000장 정도의 투자제안서를 받는다. 담당자가 200개 정도만 추린다. 나머지는 다 쓰레기통에 들어간다. 200개만 인터뷰하고, 최종 5곳만 투자 받는다. 나머진 다 망한다는 얘기다. 만약 벤처캐피탈이 10개 회사에 투자한다면, 3개는 6개월 내에 4개는 1년 내에 망한다. 잘되면 3개 정도가 살고, 그중에 1개 정도가 대박 난다.”


홍민표 SE웍스 대표
모든 정보는 공유하는 게 오리지널 해커 정신이다. 실리콘밸리는 그 문화가 박혀있다.”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
“사람들이 모두 다 똑같이 스타트업을 생각하고 있다는 게 강력한 힘이다. 스타트업의 재무회계, 변호, 마케팅 등을 다 알고 있다. 서로가 스타트업이란 공통 주제로 모여 있다.”


“매사츄세츠 공대(MIT), 스탠퍼드 출신의 구글러들은 미친 듯이 일한다. 천재들이 그렇게 일을 한다. 진짜 깜짝 놀랐다. 저희도 아등바등 따라가려고 한다. 이 시간(오후 7시) 이후에 아무도 밖에 없다. 놀 것도 없다. 혁신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아침 일찍 회사 가서 코딩하고, 개발하고, 디자인한다. 옆에 경쟁사들도 다 그렇게 하고 있다. 오른쪽도 왼쪽도.”


국내 대기업 실리콘밸리 지사 주재원
“채용 공고가 나면 한국 대학생들은 혼자만 지원한다. 채용 정보를 동료들과 나누지 않는다. 하지만 외국 사람들은 채용 정보를 공유하고, 다 함께 지원한다. 결국 인도 등 외국 사람들이 더 많이 뽑힌다. 정보 공유에 익숙한 이들의 수가 많아지고, 나중에 신입직원을 채용할 때 이들은 자기 나라 사람들을 더 뽑게 된다.”

황성현 구글 인사전략(HR) 비즈니스 파트너(임원)
"변호사나 의사도 미국에서 존경받는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는 의사나 관료보다는 개발자를 존경한다."

 

김병호 코트라 실리콘밸리 IT지원센터 센터장
“한국에서 창업하는 사람들은 혼자 하거나, 아니면 자기가 그 제품에 대해 정말 전문가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 충고를 꺼린다. 여긴 혼자가 아니라 팀을 만들어 창업한다. 서로 만나고 충고하는 분위기가 실리콘밸리만의 에코시스템이다."

 

"실리콘밸리도 실패가 용인되는 곳은 아니다. 투자 받기가 쉽지 않다. 다만 기회가 많다보니 투자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여기도 실패한 기업에게 돈을 주지 않는 것은 명확하다. 하지만 이곳은 창업했다 망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처음 창업을 해서 성공하는 일은 드물다. 서너번 실패하고 실패 경험이 쌓여서 성공한다. 한국은 한번 망하면 빚더미를 안게 되면서 다시 일어설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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