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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퍽한 삶'..한국인, 은퇴 생활 기대치 낮춘다

  • 2015.04.14(화) 14:13

피델리티 은퇴준비지수 간담회
은퇴준비 개선 불구, 은퇴 후 기대치 낮춘 탓
사토시 소장 "은퇴해도 일정기간 자산 굴려야..정률식 인출 권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은퇴 후 희망하는 생활 수준과 실제 은퇴 준비 수준 간의 격차가 차츰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런 개선 뒤에는 은퇴 후 생활수준에 대한 눈높이나 기대치 자체가 낮아진 것도 작용해 한국인들의 은퇴 준비 상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음을 보여줬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14일 한국인들의 은퇴 준비 정도를 조사해 지수화한 '제4회 2014 피델리티 은퇴준비지수' 발표 간담회에서 한국인의 은퇴준비가 6년전에 비해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피델리티 은퇴준비지수는 피델리티가 2008년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와 함께 국내 최초로 조사·발표하는 은퇴 관련 지수다. 격년마다 발표돼 올해로 4회를 맞았다. 이번 조사결과는 지난 6년간 한국인들의 은퇴 준비 정도가 얼마나 향상됐는지 수치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피델리티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은퇴준비 격차는 13%포인트로 2년전 대비 5%포인트, 6년전 대비 8%포인트가 각각 감소했다. 은퇴준비 격차는 목표소득대체율과 은퇴소득대체율의 차이를 말한다. 2014년 목표소득대체율은 57%, 은퇴소득대체율은 44%였다. 이는 은퇴 전 소득이 100만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은퇴 후 목표하는 소득이 57만원, 실제 소득은 44만원으로 은퇴 이후 생활에 필요한 비용이 13만원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처럼 은퇴준비 격차가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지만 지난해 5%포인트까지 크게 줄어든데는 목표소득대체율 감소 영향이 컸다. 2012년까지 은퇴소득대체율은 40%선을 꾸준히 유지한 반면, 목표소득대체율은 60%선으로 유지되다 지난해 50%대로 떨어졌다. 이는 은퇴 준비를 잘해서 은퇴 후 예상되는 실소득이 늘었다기보다 은퇴 준비자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소득수준 자체가 낮아졌음을 보여준다.

 

최현자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소득대체율의 상승으로 인한 은퇴준비격차 감소지만, 아직까지 국내 소득대체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 수준(60~70%)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 노지리 사토시 피델리티 일본 투자자교육 연구소 소장(왼쪽)과 최현자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연령별로는 50대의 은퇴준비 격차 감소가 두드러지며 과거보다는 은퇴에 대한 대비 정도가 나아졌다. 반면 30대는 은퇴준비 격차가 가장 커 상대적으로 대비가 잘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의 경우 아직까지 은퇴를 먼 훗날로 보면서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소득수준별로도 은퇴준비 수준의 양극화가 심화돼 저소득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조언됐다.

 

은퇴소득대체율은 물가상승률과 자산수익률 같은 거시경제변수 뿐만 아니라 개인의 은퇴시점, 기대여명, 노후생활수준에 따라서도 민감하게 변화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최 교수는 장수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가계차원의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하락으로 사적인 대비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금융소비자들도 올바른 정보탐색 능력과 금융역량을 증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지리 사토시 피델리티 일본 투자자교육 연구소 소장도 "일본의 고령화 수준이 최고지만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한국도 곧 경험할 문제"라고 경고했다.  그는 "고령자 비중과 연금 수급자 늘어나면 현 수준의 국민연금 수령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개인의 일반적인 자산소득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은퇴 직후부터 은퇴자금을 단순히 인출만 하기보다 일정 시기까지는 인출과 자산운용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퇴와 동시에 자산축적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에 따르면 95세에 자산이 0이 된다는 가정 하에 역산할 경우 은퇴 직후인 60~75세 사이에는 은퇴와 동시에 자산운용을 지속해야 하고 은퇴자금 인출시 정액이 아닌 정률로 인출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에는 모은 자금 중 일부를 생활비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투자해야 한다며 은퇴 후 75세까지는 75세 이후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자산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운용 사장은 "은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을 감안해 은퇴에 대비한 다양한 상품과 툴을 제공할 것"이라며 한국인들이 좀더 철저하고 현명하게 은퇴에 대비할 수 있는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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