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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웹보드]①빗장 풀리자 ‘기웃기웃’

  • 2015.06.16(화) 14:24

유료화 허용으로 새 먹거리로 급부상
기존 강자부터 플랫폼 업체까지 기웃

정부 규제로 직격탄을 맞았던 웹보드, 이른바 '고포류(고스톱·포커류)' 게임이 모바일에서 살아나고 있다. 규제가 풀리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게임사들을 비롯해 중소 모바일 업체들까지 들어오면서 경쟁이 격화될 조짐이다.

 

이들은 국내 웹보드 서비스를 발판으로 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규제와 간섭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글로벌 무대에서 이른바 '소셜 카지노(Social Casino)'를 가지고 해외 겜블러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국내 시장이 소셜카지노의 테스트보드(시험대) 혹은 거쳐 지나가는 곳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어 우려하고 있다. 자칫 전체 게임 업계를 비롯해 각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편집자]

 

 

모바일 웹보드 시장은 작년말부터 본격적으로 열렸다. 이전에도 앱 방식의 맞고 게임이 있었으나 모두 '무료'였다. PC에서처럼 돈을 내고 사이버머니를 충전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하지만 규제 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0월31일 모바일 웹보드의 유료화를 허용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모바일 웹보드에서도 유료 충전이 가능해진 것이다.

 

게임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유료화를 도입했고, 웹보드와 거리가 멀었던 곳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다음카카오도 웹보드를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작년말부터 '모바일 웹보드' 개화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기존 웹보드 '강자'들이다. 규제가 풀리자 곧바로 유료화 모델을 도입했다. 게임포털 '피망'을 운영하는 네오위즈게임즈는 작년 11월 모바일 뉴맞고와 뉴포커 등에 유료화를 적용했다. 이후 올 설날을 전후해 마케팅을 본격화하면서 이용자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한게임'을 운영하는 NHN엔터테인먼트 역시 모바일 신맞고, 포커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한게임 포커는 출시 초기만 해도 피망에 비해 경쟁 우위를 보였으나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역전당했다.

▲ 네오위즈게임즈 '피망 뉴맞고'(위)와 NHN엔터테인먼트 '한게임 신맞고'.

 

다음카카오도 웹보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용석 다음카카오 IR 실장은 지난달 열린 올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웹보드 규제가 완화되면서 파트너사들로부터 웹보드 입점 및 정책 문의가 게임 사업부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라며 "내부적으로 정책 검토를 하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는 내부 정책상 사행성 웹보드 장르를 카카오톡에 입점시키지 않고 있다. '애니팡' 같은 캐주얼을 비롯해 역할수행게임(RPG) 등 8개 장르로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입점 업체들로부터 웹보드에 대한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데다 관련 규제도 풀리면서 서비스 여부를 놓고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 웹보드와 거리가 멀었던 중소형 게임사들도 발을 들이고 있다.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는 캐릭터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웹보드를 개발 중이다. 선데이토즈는 올해 3분기 중으로 애니팡 마작과 맞고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아이러브커피'로 잘 알려진 파티게임즈는 지난달 다다소프트란 개발사를 227억원에 인수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동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카카오의 웹보드 진출 가능성과 함께 모바일 웹보드 개발사들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라며 "최근 수년간 역할수행게임(RPG) 장르가 순위권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웹보드 개화에 따른 신규시장 창출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종착지는 글로벌 시장

 

웹보드 시장에 참가하는 게임사들의 진짜 무기는 '소셜 카지노'다. 이는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앱을 통해 즐기는 카지노를 말한다.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고스톱 포커류라는 점에서 웹보드와 다를 바 없다. 소셜 카지노 역시 PC를 비롯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서 접속해 즐길 수 있으나 모바일 버전이 가장 인기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는 세계 소셜카지노 시장 규모가 지난 2013년 29억달러(한화 3조원)에 달했고, 올해에는 이보다 두배 가량 성장한 4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올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시장 규모를 9억달러로 예상했다. 슈퍼데이터는 모바일 소셜카지노가 SNS 게임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장르 가운데 하나라고 보고 있다.

▲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하고 있는 소셜카지노 '시스타카지노'(위)와 NHN엔터테인먼트의 '골든샌드카지노'.

 

국내 게임사들도 그동안의 웹보드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소셜카지노 시장을 노리고 있다. 국내보다 정부 규제와 간섭이 덜한 해외 무대에서 마음껏 사업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네오위즈게임즈와 NHN엔터테인먼트는 관련 게임의 개발 및 테스트를 마치고 올해부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 4월 '시스타카지노'란 브랜드의 소셜 카지노 게임을 동남아 시장에 런칭했다. 현재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버전으로 나왔고, 페이스북을 통해 즐길 수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골든샌드카지노'란 브랜드로 최근 북미 시장에 진출했다. 골든샌드카지노는 이미 한차례 시범 운영을 마치고 현재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올 2분기부터 마케팅에 돌입해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매출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모바일게임 강자로 떠오른 넷마블게임즈도 최근 천백십일이라는 웹보드게임 업체의 지분 43%(주식 68만8000주)를 인수하고 글로벌 소셜카지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업체는 넷마블게임즈에서 웹보드게임을 담당하는 인력이 모여 만든 곳이다.

 

이미 소셜카지노를 통해 성공한 국내 업체 사례도 나오고 있다. '더블유카지노'란 카지노 게임으로 유명한 더블유게임즈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57% 성장한 713억원, 영업이익은 두배 이상 늘어난 293억원을 달성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연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공모 규모가 2000억~3000억원에 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大魚)'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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