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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올해 국장 투자비중 25.8% 이상 늘린다...당장 매도폭탄 없어

  • 2026.05.28(목) 19:08

국민연금 기금운용위, 올해 국내주식 자산배분 목표치 상향
국내증시 상승세 감안, 리밸런싱이 시장에 미칠 여파도 고려
증시 변동성도 커진 점 고려하면 안정성 우려도 같이 나와

국내증시가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 폭탄’ 우려에서 한시름을 덜었다. 국민연금의 투자자산별 적립금 배분 비중을 결정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내주식 비중 한도를 25.8% 이상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을 대거 매도할 경우 국내증시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에 너무 많이 투자하게 되면서 기금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은경(오른쪽)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장(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제5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비 즈워치 이규연 기자]

국민연금 올해 국내주식 비중 25.8% 이상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년도 제5차 회의를 열어 ‘2026년 자산별 목표비중 조정안’과 ‘2027~2031년 중기 자산배분 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를 통해 기금운용위는 올해 6월 말부터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르 상향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올해 말까지 전략적자산배분(SAA) 범위를 기존 플러스·마이너스 3%에서 추가 확대하기로 했다. 확대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기존 2%인 전술적자산배분(TAA)까지 합치면 국민연금은 전체 적립금의 25.8% 이상을 국내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상법 개정 등에 따른 국내주식 시장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과 국내주식 실제 비중의 확대 상황을 고려했다”며 “기금의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에 따른 시장 영향도 완화하기 위한 결정이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중장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매년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결정한다. 여기에 SAA 3%, TAA 2%를 더해 전체 5%까지 자산군별 투자비중을 목표치보다 끌어올리거나 낮출 수 있다.리밸런싱 따른 국내증시 ‘찬물’ 가능성도 고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우리가 국내주식 매도로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을 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며 “국내증시 상황이 좋은데 이를 포기하고 수익률이 떨어지는 다른 시장에 투자하는 것도 수익률 차원에서 좋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에서 특정 자산군의 투자비중이 목표치보다 너무 커지거나 줄어들면, 국민연금은 자산 매수나 매도를 통한 리밸런싱을 실시해야 한다. 이에 따른 올해 국내주식 투자비중 목표치는 1월 기준 14.9%였고 SAA·TAA까지 합치면 19.9%였다.

그러나 국내증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타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올해 1월 회의에서 리밸런싱을 6월 말까지 유예했다. 그 두; 국민연금이 2월 말 기준 전체 적립금의 24.5%를 구내주식에 투자했다고 밝히면서 향후 국내주식을 대거 매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민연금은 2월 말 기준으로 기금 적립금이 1610조4000억원이었다. 기존 자산배분 목표치인 19.9%를 맞추려면 전체 자산의 4.6%에 이르는 국내주식을 매도해야 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80조원에 가까운 규모다. 

게다가 국내증시가 4월부터 다시 상승하면서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이 5월 들어 1700조원을 넘어섰고 국내주식 비중이 30%에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 추정치를 적용하면 국민연금에서 170조원 규모의 국내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28일 종가 기준 6691조원, 코스닥 시가총액은 607조원이다. 국민연금의 매도 분량을 80조원 규모로 잡아도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합산치의 1%를 넘어선다. 실제 매도가 이뤄졌다면 국내증시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를 고려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리밸런싱 유예를 6월 말에 끝내되 투자한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늘리면서도 리밸런싱 체계를 다시 작동하게 만든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SAA 한도 확대 범위는 비공개이지만 확대폭을 크게 잡았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국내증시 상승세 염두, 다만 변동성 우려도 나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의 결정은 국내증시의 상승세 지속 가능성도 감안해 국내주식 목표치를 상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금운용위가 2027년도 국내주식 목표비중도 올해와 같은 20.8%를 유지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최근 국내증시는 반도체 호황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상승세를 한동안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받는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전체 투자자산 배분에서 국내주식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과거 기준에 따른 기계적 리밸런싱이 오히려 기회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국내주식은 기대수익률과 샤프비율(위험조정수익률)이 이전보다 개선됐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을 지나치게 키웠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연기금 특성상 안정성을 중시하는데, 국내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급작스럽게 손실을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은성진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코스피가 6개월도 안 되는 동안 2배 가까이 올랐는데 이런 상황과 향후 전망을 제대로 분석하고 신중하게 판단했는지 다소 의문이 든다”며 “국내증시 변동폭이 워낙 큰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설득력 있고 책임 있는 설명을 같이 내놓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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