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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Reset]②괴짜 연구, 왜하나 했더니

  • 2015.10.12(월) 10:10

인공지능·무인차·로봇 개발에 사활
새출발 각오로 차세대 먹거리 대비

세계최대 인맥구축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최근 공을 들이는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지난 2013년 말에 AI연구소를 설립, 이 분야 실력자인 얀 리쿤 뉴욕대 교수를 소장으로 영입했다. 페이스북이 주력인 SNS와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인공지능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뭘까.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창업 10주년(2014년)을 앞두고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핵심 경영진이 모여 "앞으로 10년을 좌우할 기술은 뭘까"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인공지능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 곧바로 연구소를 꾸렸다.

 

저커버그 CEO는 얀 교수에게 연구소 체제나 운영 방식에 대해 거의 전권을 위임했다. 현재 페이스북 AI연구소는 미국 뉴욕과 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 프랑스 파리 3곳에 세워졌고 총 47명의 연구진이 개발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를 통해 고급 지능을 가진 일종의 '디지털 비서'를 만들겠다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있다.

 

페이스북에 매일 올라오는 6억장의 사진들에 각각 무슨 내용이 담겨 있는 지, 혹은 사람들이 매일 올리는 수많은 텍스트를 단어별로 의미를 쪼개 인공지능을 통해 파악하고 이 가운데 이용자와 밀접한 자료를 선별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인력만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힘을 빌린다는 것이다.

▲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구글 본사 46동의 '차고(The Garage)'라는 사무실의 모습. 차고에서 시작한 구글의 창업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본사 사옥에 이러한 시설을 만들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이 관심을 쏟는 분야다. 인공지능의 활용성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일단 음성인식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각각 적용해 서비스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자사 핵심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예를 들어 맞춤형 광고를 더 정교화하는 식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년을 설계하기 위해 확실한 미래 먹거리를 잡은 것이다.

 

페이스북 외에도 국내외 주요 인터넷 기업들은 '제 2의 창업'을 하는 각오로 경영 체제를 바꾸면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구글이 대표적이다. 구글은 지난 5일(현지시간) 지주사 '알파벳'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내부에 있던 연구소를 독립시켜 자회사로 편입했다.

 

'구글 엑스(X)'라 불리는 연구소는 원래 무인 자동차나 와이파이 풍선, 드론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 등을 추진하던 곳이다. 구글은 이 외에도 로봇 개발이나 암 치료, 노화 예방, 스마트홈 개발 조직을 모두 독립시켜 알파벳 자회사로 편입했다. 먼저 7개 자회사를 두고 운영한 뒤 더욱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구글은 기존 조직을 재정비해 차세대 사업을 독립적으로 꾸려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 네이버도 차세대 먹거리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지난달 열린 자체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로보틱스와 스마트홈·모빌리티 분야 연구 개발을 위해 향후 5년간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검색과 SNS, 모바일 같은 소프트웨어(SW)에 강점을 갖고 있던 네이버가 로봇 같은 하드웨어(HW) 분야로 눈을 돌리겠다는 얘기다. 

 

네이버는 대표이사 산하 네이버랩스(Naver labs)를 비롯해 검색시스템센터, 검색연구센터 등 총 6개 연구개발 조직을 두고 있다. 여기에 투입하는 연구개발비는 올 상반기(1~6월) 연결기준으로 6392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네이버 매출(1조5214억원)의 42%에 달하는 적지 않은 규모다.

 

네이버랩스는 네이버판 '구글 엑스' 같은 기술 연구소다. 다른 연구개발 조직이 검색 등 주력 서비스와 관련됐다면 네이버랩스는 미래를 대비하는 곳이다. 그동안 문자나 음성인식 등 주로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기술을 연구해왔으나 올해를 기점으로 하드웨어로 영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검색 서비스로 시작한 네이버가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로봇이나 스마트홈 분야까지 아우르려는 것은 그동안 쌓아온  대규모 데이터에 기반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하드웨어와 융합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 및 서비스를 시도하기 위해서다. 네이버측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차원"이라며 "글로벌 제조사 및 연구소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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