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털 '피망'을 운영하는 네오위즈게임즈가 블록버스터급 PC온라인게임 '블레스(BLESS)'와 모바일게임 신작들로 '게임 명가(名家)'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블레스의 성공적인 국내 출시 및 글로벌 시장 공략 등을 통해 한때 구가했던 '국내 3대 게임포털'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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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는 21일 서울 역삼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엔 신작게임 블레스와 모바일 게임으로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블레스뿐만 아니라 기존 대작 에스커의 모바일 버전을 따로 준비해 모바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스는 네오위즈게임즈 자회사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가 개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지난 2009년 개발에 착수해 약 7년간 개발인력 150명, 개발비 700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지난 2012년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 이후 나온 몇 안되는 블록버스터급 MMORPG로 꼽히고 있다.
당초 지난해말 서비스를 시작하려 했으나 올해 1월로 시기가 늦춰졌다. 이로 인해 네오위즈게임즈는 블레스스튜디오의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서비스 개시 계획 철회를 이유로 224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얼마전 토해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는 27일부터 시작하는 블레스 공개서비스를 계기로 게임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겠다고 강조했다. 블레스 출시 일정을 늦춘 배경에 대해서는 게임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서비스 당시 게임 로딩 시간 등이 오래 걸리는 등 문제점이 발견돼 완성도를 갖추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블레스는 네오위즈게임즈의 야심작이자 승부수이기도 하다. 네오위즈게임즈는 한창 잘 나갈 때인 2012년만 해도 연매출(연결) 규모가 6752억원에 달할 정도로 덩치가 컸던 메이저 업체였으나 작년 1~3분기 누적 매출은 1420억에 그칠 정도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지난 2014년 2월 정부가 웹보드게임 규제를 시행하면서 피망을 포함해 한게임(NHN엔터테인먼트)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작년 8월에 선보인 대작게임 에스커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블레스에 대해선 요즘 흔한 톱스타를 기용한 광고 마케팅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애스커 출시를 앞두고는 배우 황정민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이 대표는 "유저들 사이에서 블레스에 대한 인지도가 어느 정도 갖춰진 영향도 있으나 모델비를 차라리 다른 방식으로 알리는데 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블레스는 국내 서비스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4개 언어로 개발하는 등 해외 공략을 염두에 두고 만들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외부 온라인 게임을 가져다 서비스(퍼블리싱)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온 회사다. 웹보드게임, 이른바 고스톱·포커류는 자체 개발했으나 PC용 RPG 장르는 에스커와 블레스가 처음이다. 모처럼 내놓은 자체 개발작이라는 점에서 향후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사업도 염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블레스의 모바일 버전을 자체 개발한다거나 외부 업체와 제휴를 통해 만드는 것이다. 블레스의 비디오콘솔 버전도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에는 개발 자회사인 펜타비전을 통해 음악게임 '탭소닉'의 후속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총싸움게임(FPS)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살려 '아이언사이트'라는 신작도 하반기에 내놓는다.
이 대표는 "최근 3년간 회사가 정체기를 겪었으나 그동안 블레스를 비롯해 웹보드게임을 꾸준히 개발해 왔고 모바일 사업도 정비하는 등 준비 기간을 가졌다"라며 "올 1월 블레스를 시작으로 4월부터 모바일 게임을 순차적으로 내놓으면서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