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오랜만에 증시에 '컴백'한 모양새다. 외국인은 전날(3일)까지 5거래일째 순매수를 하며 1조원이 넘는 주식을 쓸어담았다.
특히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와 함께 신흥시장 전반도 강세를 보이면서 온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불과 얼마전만 해도 한동안 최장거래 순매도로 증시 속을 태운 외국인이지만 모처럼만의 한국 주식 매수가 좀더 이어질 것이란 기대를 높이고 있다. 외국인이 담는 업종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시기란 판단이다.
◇ 외국인 오랜만에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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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전날 4960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비롯, 5거래일간 1조3000억원의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전날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4월24일(5328억원) 이후 가장 큰 일중 순매수 규모였다. 4일 역시 외국인은 소폭 순매수 중이다.
이는 불과 한 달 전까지 역대 최장기간 순매도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외국인은 최근 37거래일간 순매도를 지속하며 6조5000억원 규모의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매수 덕에 코스피는 오랜만에 1950선을 돌파하면서 단기 박스권을 돌파했다. 그동안 쉽게 뚫지 못했던 지수를 넘어서면서 외국인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평가다.
최근 외국인 매수가 부진한 가운데 기관 마저 주춤하면서 증시 거래대금이 크게 줄었고 코스피는 매수주체 실종으로 좁은 박스권을 등락해온 터였다.
◇ 신흥시장 전반 온기 확산
외국인이 모처럼만에 매수에 나선 이유는 그동안 글로벌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일부나마 걷혔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하락 우려가 여전하지만 추가하락이 제한되며 소폭 반등에 나선데다 연초 중국 증시 급락세가 잠잠해지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도 더 확산하지 않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신흥시장 전반으로 자금이 유입되며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점쳐졌던 유럽과 일본이 최근 다소 흔들리면서 신흥시장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다.최근 유럽에서는 브렉시트 변수가 불거졌고 일본 역시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따른 부담감이 크게 부각되면서 증시 역시 부진했다.
이와 맞물려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신흥시장을 빠져나갔던 자금들 최근 다시 신흥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외국인 순매수 증가는 글로벌 펀드시장에서 이머징주식펀드 등 신흥국 관련 펀드로의 자금 유입에 힘입은 바 크다"며 "선진국 주식펀드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신흥국 통화가체 하락이 진정되면서 상대적으로 신흥국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외국인 순매수의 120일선 상향돌파(출처:동부증권) |
◇ 추가매수 기대 '솔솔'
종잡을 수 없는 외국인이고, 이들의 한국 주식 매수가 계속 이어질지 예단하는 것은 어렵지만 당장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SK증권은 "외국인 순매수 패턴을 잘 반영하는 60거래일 합산 거래 추이를 보면 최근 저점에서 반등을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며 "추세가 한번 형성되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특징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진혁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 통화정책 회의 기대감과 주주환원 확대 기조에 따른 한국 시장에 대한 재평가로 기조적인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부증권도 한국 주식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는 글로벌 자금흐름이 안정될 수 있는 신호로 판단했다. 수급지표나 원자재 통화 바닥 기대감을 감안할 때 외국인 매수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외국인의 매수 업종과 종목에도 오랜만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기관과 외국인 매수 업종이 엇갈린 가운데 외국인이 순매수한 업종이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며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외국인은 철강금속과 화학, 전기가스, 통신, 서비스업종 등을 적극적으로 순매수했다. 이들은 그간 반등 과정에서 소외됐던 업종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