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증시 전반에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 모처럼만에 위험자산이 일제히 부활하는 모습이다. 특히 한동안 뒷전으로 밀렸던 신흥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투자심리가 개선된데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비과세펀드 출시로 더욱 커지고 있는 해외투자 관심 더불어 제대로 봄바람을 탈만한 신흥국 가리기도 바쁘게 진행 중이다.
◇ 미국발 훈풍에 이머징 온기 뚜렷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 덕분에 시장 분위기가 한층 더 밝아졌다. 전날(17일) 중국 증시를 비롯, 이머징 증시가 크게 올랐고 이머징 통화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머징 시장은 최근 유가와 원자재 가격을 따라 반등했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크게 줄어들면서 추가 탄력을 받게 됐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고 원자재 가격과 신흥시장을 압박하는 달러 강세 요인도 완화됐다.
한국투자증권은 "달러 강세 약화로 투기세력의 공격을 받은 위안화 환율도 더 안정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2013년 이후 계속된 신흥국 통화 약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도 "금융시장 안정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금융 상황지수가 연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불확실성 걷히며 가격 메리트 부각
신흥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모처럼 이머징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이미 이머징 반등세가 시작됐지만 긴가민가했던 호재에 미국 FOMC가 쐐기를 박아주는 역할을 하면서 가속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CNBC에서 "미국 금리 인상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이머징 시장에 대해 비중을 늘릴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그레그 데이비드 뱅가드 채권투자 헤드도 "미국 연준의 비둘기성향이 강화되면 이머징 시장에 긍정적인 경향이 높다"며 "이머징 수익률이 전반적인 시장 수익률을 웃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흥국 증시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 2월 중순 이후 중동과 북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지욕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도 이 덕분이다.
이머징 증시는 지난해 15% 가까이 하락했고 최근 5년간 달러 기준으로 선진국 대비 50% 이상 저평가돼 있다. 일부 국가들의 경우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보다도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상태다. 이머징 주식의 장부가치는 1.4배로 과거 10년 평균보다 30% 가까이 할인돼 있는 반면, 선진국은 2.8배로 10년 평균보다 15%가량 높은 상태다.
| ▲ MSCI 이머징지수 추이(출처:FT) |
◇ 덜 오른 곳 더 매력적
다만 신흥국 가운데 이미 반등이 꾸준히 지속된 곳보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곳이 주목된다.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브라질 증시는 17% 이상, 러시아 증시는 15% 이상 올랐다. 인도네시아 증시도 6.4% 상승했다. 반면, 연초 급락했던 중국 증시는 여전히 마이너스권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8% 가까이 빠졌고 홍콩(-9.2%)과 인도(-5.5)도 연초 낙폭을 회복하지 못했다. 베트남 역시 보합권으로 여전히 가격 메리트가 있다는 판단이다.
ETF데일리뉴스는 전문가를 인용, 남아메리카에서는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아시에아에서는 인도와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이 유망하다고 판단했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폴란드,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불안하다고 밝혔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주가의 추가 상승 공간이 전반적으로 더 큰 상태이며 중국 상해 및 심천, 홍콩, 러시아, 터키, 베트남 등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