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모바일 위탁매매 고객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무료 수수료 이벤트에 나서고 있지만 별 반 효과가 크진 않아 '헛돈'만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모바일 위탁매매 시장은 스마트폰 대중화와 맞물려 2009년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통한 비중은 전체 거래대금의 33.3%에 달하고 월평균 주식거래활동계좌 수 기준으로는 48.5%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35.6%)을 앞선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도 증권사들의 모바일 서비스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일정기간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무료수수료 이벤트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증권사들의 무료수수료 이벤트는 MTS에만 적용되는 경우가 전체 이벤트의 63%에 달하고, MTS와 HTS 동시 적용은 30.7%, HTS에만 적용되는 경우는 6.3%에 불과해 M모바일 쪽에 이벤트가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 2월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 시행으로 무료수수료 기간이 5년으로 확대되는 등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무료수수료 이벤트의 실효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MTS쪽으로 새로운 고객이 유입되기보다 HTS를 쓰던 기존 고객이 MTS로 이전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2016년 사이 MTS 거래 비중은 2.5%에서 33.3%로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HTS 비중은 82.1%에서 57.2%로 감소한 것이 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연구위원은 2012년부터 2015년 사이 일부 증권사들의 MTS 시장점유율이 1~3%까지 변하긴 했지만 기존 HTS 시장점유율 우위가 MTS 시장점유율에 미친 효과가 절대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격적인 무료 수수료 이벤트에도 신규 고객이 아닌 기존 고객의 이동에만 머물고 있는데에는 타사 서비스로 이전하는데 발생하는 전환비용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온라인 위탁매매 부문은 고객 전환비용이 존재하는 대표적인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위탁매매 고객이 타 증권사 계좌로 전환할 경우 기존계좌 주식과 잔고를 이전해야 하고 기존계좌와 연계된 부가서비스도 포기해야 한다. 게다가 HTS나 MTS 서비스가 증권사마다 달라 기존에 익숙했던 매매시스템을 버리고 새로운 시스템을 익혀야 하는 것도 고객으로서는 부담이다.
이 연구위원은 "전환비용이 클 경우 무료수수료 이벤트를 제공받더라도 타사 전환을 꺼리게 된다"며 "모바일 서비스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타사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수수료에 민감한 일부 고객으로 실효성이 한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증권사들이 무료수수료 경쟁보다는 독창적인 신규 서비스를 잠재적인 고객들에게 알리는 방식으로 발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