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검색포털 네이버가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에 속도를 내기 위해 관련 연구개발(R&D) 조직을 떼어내기로 했다. 아울러 인공지능 기반의 연구에 집중하기로 하는 등 구글처럼 주력인 검색 서비스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신기술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 연구개발 조직인 네이버랩스에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일부를 떼어내 내년초 별도 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새로 구성될 법인의 대표이사를 맡는다.
| ▲ 국내최대 검색포털 네이버가 24일 서울 삼성동에서 개최한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에서 자율주행 등 미래 신기술 개발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
네이버랩스는 지난 2013년 설립된 기술연구조직. 네이버의 주력인 인터넷 검색포털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SW) 뿐만 아니라 로보틱스와 모빌리티, 스마트홈 등 실생활과 관련된 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해외 연구 기관 및 학자들과의 공동 연구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미래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 이를 위한 개발 조직을 독립시켜, R&D 속도를 높이며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신설법인은 생활환경 지능 기반의 제품 및 서비스를 연구 및 개발한다.
네이버가 역량을 모으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은 미래 유망 신기술로 떠오르는 분야다. 이미 구글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 들이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 KT,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한국판 '알파고'를 개발하기 위해 저마다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최근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NUGU)'를 선보인데 이어 이와 결합한 스피커 완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검색포털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네이버가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에 공을 들이는 모습은 세계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의 행보와 닯았다. 구글은 웹검색 서비스를 발판으로 동영상(유튜브)과 모바일 운영체제(안드로이드)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현재는 자율주행차와 드론·인공지능·스마트홈·헬스케어 등 미래 사업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알파벳'이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알파벳 산하에 각 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두는 구조로 조직을 개편했다.
네이버 역시 인공지능 기반 연구에 집중하며 미래 기술 수준을 한차원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개발자 컨퍼런스인 ‘DEVIEW’를 개최하고 구체적인 비전과 기술 현황을 소개했다.
눈길을 끄는 것 가운데 하나가 애플 '시리'와 같은 대화시스템 '아미카(AMICA, AMbient Itelligence Connects All)'다. 아미카는 네이버가 그동안 축적해온 딥러닝, 음성인식, 음성합성 연구의 결과물로, 기기가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아울러 네이버의 중장기적 프로젝트인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연구도 관심을 모은다. 네이버는 현재 자율주행 분야에선 ‘인지’ 분야에 주목해 정밀한 물체 인식, 상황 판단 등을 연구하고 있다. 로봇을 통한 정확한 실내 지도 구축 기술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한 차원 높은 통역앱 파파고, 자연스러운 음색을 구현한 음성합성 기술과, 인지기술의 성과인 VQA챌린지 수상, 수년간 축적해온 웹엔진 기술을 적용한 네이버의 브라우저 웨일(Whale)의 티저 등도 소개했다.
네이버 송창현 CTO는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기술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며, 기술력을 한 단계 더 높이 이끌어내기 위해 여러 기업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국내외 우수 인재들도 적극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