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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해진 美 통상 이슈…증시에 암운 드리울까

  • 2017.10.10(화) 10:43

한미 FTA 개정에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사
일부 산업 영향 불가피…IT는 제한적 기대

연휴 사이 국내 증시에는 미국 통상 이슈 바람이 강하게 휘몰아쳤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 인지해온 부분도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가시화되면서 특정 산업의 경우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미 FTA 개정 협상과는 별개로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에 나선 점도 우려를 높이고 있다. 다만 최근 증시를 이끌고 있는 정보기술(IT) 주에 미칠 타격은 제한될 것으로 분석된다.

 

 

◇ 한미 FTA 개정 협상 절차 개시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 양측이 FTA 개정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 평가, 공청회, 국회 보고 등의 제반 절차를 차례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도 협상 개시 90일 전에 미국 의회와 관련 협의 과정과, 공청회, 연방 관보 공지를 거쳐 30일 전까지 개정 내용을 담은 협상 목표를 공개하게 된다. 양국은 각국 안에서 절차를 완료한 후 1차 개정 협상 개시를 선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협상 개시는 2018년 초로 전망되고 있다. 협상에서 개정 합의에 실패할 경우에는 협정이 폐기될 수 있어 일부 개정 가능성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특히 한미 FTA 개정 협상에 앞서 진행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도 예의주시될 전망이다. NAFTA 재협상은 트럼프 정권 출범 후 최초 무역협상이어서 다른 무역협정 협상이 기준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NAFTA 협상의 경우 지난 8월 중순 1차 회동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7차례 개최될 예정이며 내년 초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부증권은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 및 고용 창출이라는 목적이 같기 때문에 한미 FTA 개정 윤곽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NAFTA 재협상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 자동차 산업 타격 가시화


현재 미국은 자동차와 철강 등 적자폭 큰 분야 협상 내용 조정을 원하고 있고 법률과 의료 등 서비스 분야에서도 무역 장벽 해소를 요구 중이다. 반면 한국은 자동차를 포함해 협정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FTA 폐기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자동차나 철강을 중심으로 관세율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자동차 산업의 흑자폭 축소가 불가피하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는 788만대로 이 중 미국 판매 량은 142만3000대, 18% 비중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10% 가량만 미국 현지에서 조달되고 있어 FTA 관세 개정 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키움증권은 "현대차그룹 총 판매의 8.4%가 관세 개정 여파를 받게 되고 미국 시장 내 평균 판매 가격(ASP)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손익 타격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완성차와 달리 이익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두각을 보이는 현대모비스는 비중 확대를 조언했다. 자동차 업종 가운데 원가하락과 3분기 성수기 도래가 기대되는 타이어 등도 투자 대안으로 지목했다.


◇ 세탁기 세이프가드 영향 제한 기대

 

한미 FTA 개정과 별개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5일 미국 세탁기 산업이 한국 제품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판정하면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발동 우려가 불거졌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국내 업체에 심각한 피해 발생 우려가 있을 때 수입국이 관세 인상이나 수입량을 제한하는 무역 장벽 중 하나다.

 

ITC는 오는 19일 공청회를 거쳐 21일에 제재 방법과 수준을 결정할 예정으로 60일 이내에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경우 내년 2월 초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제재에 들어갈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미국 세탁기인 월풀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38%,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17%와 14% 수준이다. 월풀은 1%대의 관세를 최대 40%까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생산 제품의 경우 한미 FTA에 따라 세이프가드가 미적용되지만 미국 판매 세탁기 대부분이 태국이나 베트남 등에서 생산되면서 대부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세탁기를 중심으로 미국 점유율을 높여가는 과정에 있다"며 "세이프가드가 실시되면 매출과 이익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키움증권은 "한국 업체들의 경우 세이프 가드 발동 시 미국 현지 공장 생산 비중 확대를 통해 대처할 예정으로 원가가 상승할 수 있지만 판매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미국에 현지 생산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며 향후 관세 및 보호 무역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KB증권도 "세이프가드 발동 시 세탁기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며 미국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추진 중인 북미 현지 가전공장 건설 지연 우려도 있다"며 "한국 가전에 최악의 상황으로 직결되기보다는 절충안 마련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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