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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 연내 새 주인 만날까

  • 2017.11.03(금) 11:32

DGB금융 인수 의지 확고…연내 가능성 부각
회장 비리·인수자금 부담…시너지 가능 맞서

오랫동안 매물로 나와있는 하이투자증권이 연내 새 주인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인수 의향자인 DGB금융지주와 매도 의향자인 현대중공업 모두 마음이 급해서다.

 

하지만 DGB금융 회장의 비리 혐의와 자금 부담 등 변수가 여전하다. 하이투자증권의 수익성 부진이 우려되는 반면 충분히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 DGB금융, 인수 의지 확고

 

지난 1일 DGB금융지주는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 답변에서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DGB금융지주는 "현재까지 확정된 사실은 없다"면서도 "협상이 완료되면 조속한 시일 안에 이사회를 열어 인수 여부를 확정 짓겠다"고 말했다.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실사를 이미 마무리한 상태로 이르면 내주 초 예정된 이사회에서 하이투자증권 인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 인수 성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박 회장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올 7월까지 대구은행 간부급 직원 5명과 함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DGB금융이 금융위원회로부터 기관 경고를 받을 경우 인수에 차질이 예상된다. 금융지주사의 경우 기관경고를 받더라도 대주주 자격 제한을 받지 않지만 자회사 편입 심사 과정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면서 DGB금융지주도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인수를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하다. 홍콩 자산운용사인 HKAM(HongKong Asset Management Ltd.)도 인수전에 뛰어들며 경쟁자가 생긴 것도 매각 성사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 자금 부담에 시너지 전망 '분분'

 

DGB금융지주는 DGB대구은행과 생명, 캐피털, 자산운용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아직 그룹 내 증권사는 없다. 은행지주사 가운데 증권 계열사가 없는 곳은 DGB금융이 유일하다. 따라서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해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을 위해서는 증권사 인수가 절실하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DGB금융 주가가 하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경유펀드 및 선박펀드 손실로 지난해 29억원을 벌어들이는데 그쳤고 올해 역시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손실과 명예퇴직 비용으로 2분기 16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수자금 마련도 부담으로 지목된다. DGB금융은 그동안 우리아비비생명보험과 LS자산운용 등을 인수하면서 이미 실탄을 많이 소진한 상태다. 하이투자증권의 인수 가격은 4500억~4700억원 내외로 알려지고 있고 인수 시 일부 자금조달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시너지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경남과 부산, 울산 지역 점포 수가 16곳에 달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10곳보다 훨씬 많은 경남권 지역 기반 증권사다.

 

대신증권은 DGB금융 입장에서는 경남권 공략 교두보로 하이투자증권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복합점포 개설을 통해 은행 고객에게 적극적인 증권 상품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 인수 후 하이자산과 현대선물을 재매각할 경우 자금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 두 회사의 장부가치는 900억원 수준으로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 사례처럼 염가 매수 차익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 발도움 기대

 

그동안 현대중공업은 자구계획 일환으로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제대로 된 인수자를 만나지 못하면서 표류해왔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하이투자증권에 수차례 증자를 포함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상태로 인수가격이 5000억원을 넘기 힘들어 손실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을 통해 지배 구조 개편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인데다 금융 계열사 소유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하이투자증권은 가능한 한 빨리 떼어내야 한다.

 

매각 이슈로 고전을 거듭해온 하이투자증권으로서도 DGB금융을 인수자로 만날 경우 금융 지주 계열 증권사로 탈바꿈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매각 이슈와 명예퇴직 등에 시달려온 하이투자증권 직원들 사이에서도 비교적 긍정적인 인수자로 비친다. 이미 현대증권과 SK증권 등 기업계 증권사들은 인수합병(M&A) 대상이 된 반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경우 몸집을 늘리면서 수익성이 크게 향상되는 모습을 보이며 약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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