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급락으로 불거졌던 주가연계증권(ELS) 쇼크가 최근 H지수 조정과 함께 다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3년 전 모집된 ELS 만기가 돌아오면서 기준 지수를 밑도는 ELS에 대한 손실 및 만기 청산 영향이 주목되고 있는 것. 다만 지수가 상당 부분 회복되면서 해당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맞서고 있다.
◇ 일부는 아직 손실구간…시장 영향 줄 수도
지난해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국내 ELS 발행은 물론 조기 상환이 호조를 이뤘다. 하지만 3년 전 최고점에서 발행돼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ELS의 경우 기준 지수가 높게 형성된 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낙인(Knock-in, 원금 손실) 가능성이 불거진 바 있고 현재 상당수는 기준 지수 이상으로 올라온 상태다.
홍콩 HSCEI 지수는 2015년 5월 26일 1만4801.94포인트에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중국 증시 불안 등으로 크게 하락해 7500포인트까지 급락했다. 이에 따라 HSCEI 지수 연계 ELS에서 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낙인이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증폭됐었다. 다행히 지난 1일 현재 H지수는 1만2000포인트대까지 되올라 왔다.
대부분의 ELS 상품은 낙인 구간에 진입하더라도 일정 지수까지 회복하면 기존에 약정된 수익을 보장받는 구조다. 당시 낙인 발생으로 투자자들은 중도 환매와 만기 보유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당시 지수의 80~90% 구간이 1만700~1만2000포인트였던 만큼 상환이 가능해졌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5년 당시 모집된 ELS 중 올해 만기 도래 예정인 ELS가 대부분 포진해 있는 기준 지수대는 1만1500포인트 선으로 파악됐으며 기준가를 밑도는 ELS 규모는 2조7000억원가량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여전히 기준가를 밑도는 ELS의 경우 만기 청산 과정에서 일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증시와 함께 H지수의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해당 수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한 H지수 선물 매매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 최근 5년 간 H지수 추이. 출처:구글 |
◇ 만기 기간 분할되고 규모도 제한적
과도한 우려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전망도 맞선다. KB증권은 2015년에 모집된 ELS의 만기 도래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존재하지만 관련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고 밝혔다.
KB증권에 따르면 현재 ELS와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시장에 잔존하고 있는 H지수 관련 규모는 총 16조2621억원으로 이 중 1만4000포인트 이상에 발행된 규모는 2조767억원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90% 조기상환 기준을 적용할 경우 청산 기준가는 1만2600포인트로 책정되는데 지난 27일 종가(1만2646.54포인트) 상 충분히 이익을 본 상태로 만기를 맞이할 수 있다"며 "만기 기간이 6개월 이상으로 분포돼 있어 특정 시점에 충격을 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판단했다.
해당 발행금액이 2조원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인 만큼 6개월로 분할만 해도 월간 400억원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ELS와 ELB 발행이 월간 3조~4조원으로 이뤄지고 있어 해당 규모로 선물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도 낮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