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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War)킹맘 재테크]'잘테크'의 정석

  • 2018.03.09(금) 16:59

(31)Part3. 부동산: 경매를 하는 이유


2018년 3월 9일. 세상 사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혹은 각종 뉴스와 사건 사고를 접하다 보면 어김없이 '돈 때문에'라는 말이 나오곤 한다. '대체 돈이 뭐길래.'

어떤 사람은 하룻밤 수천만원 짜리 호텔에서 묵으며 누군가의 일년 치 연봉을 써버리고, 어떤 사람은 오늘 하루 내 몸을 맡길 집 한 채가 없어 하룻밤 만원짜리 낡은 여관방에서 지낼 수밖에 없다. 극단적인 예를 들었으나, 모두 돈 때문이다.

그렇다면 같은 돈을 가지고 있으면 씀씀이가 같을까. 나와 비슷한 연봉을 받는 내 싱글 친구는 여행과 외식, 문화생활, 쇼핑에 큰 비용을 지불한다. 월급을 받아 마음에 드는 옷과 가방을 사고 한껏 기분 좋게 한달을 또 버텨낸다. 소비는 친구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힘이다.

나는 어떤가. 분명 같은 돈을 가지고 있지만 최대한 통장에 쌓아 놓기 위해 고군분투다. '내가 어떻게 번 돈인데…' 직장에서 죄인, 친정엄마에게 죄인, 아이에게 죄인, 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번 돈을 쉽게 내보낼 수가 없다. 통장에 쌓아 둔 잔액이 나와 같은 워킹맘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힘이다.

얼마를 가지고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얼마를 어떻게 벌었냐도 내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사실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생활하던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돈을 쓰는 것이 아까운 줄 몰랐다. 많은 돈을 손에 쥐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주어진 돈을 잘 나눠서 다 쓰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고 과외를 해서 내가 직접 용돈을 벌어 쓰면서 함부로 돈을 쓰기가 어려워졌다. 내가 선후배들과 술 마시고 놀 시간 빼서 과외로 일해서 힘들게 번 돈이라는 생각이 내 지갑을 닫게 했다.

취업하고 싱글로 살아갈 때는 좀 덜했지만 요즘 대학 때 생각이 난다. 주변 전업맘들은 직접 돈 벌면 자유롭게 쓸 수 있지 않냐고 반문하지만, 오히려 반대다. 내가 돈을 벌기 위해 포기하는 것이 많을수록 이 돈을 더 지키고 싶은가 보다.


워킹맘에게 최적화된 경매투자

나에게 소비는 '안 쓰는 것(짠테크)'이 아니라 '잘 쓰는 것(잘테크)'이다. 무조건 가둬놓고 아무것도 안 하면 우리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돈을 버는 나의 삶이 의미 없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같은 소비도 더 싸게 잘 하는 것이 목표다.

내가 생각하는 돈의 가치에 최적화된 투자처가 부동산 경매다. 부동산 경매는 돈을 빌린 사람이 약속한 날까지 돈을 갚지 않으면 채권자가 담보 부동산을 경매에 넘겨 자신이 빌려준 돈을 되찾는 과정이다. 감정가에서 시작하지만 유찰될 때마다 지역에 따라 20~30%씩 최저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에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 '경매로 산 집은 찝찝한데요.', '경매는 불쌍한 사람들을 쫓아내는 나쁜 일 같아요.' 등의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고리타분한 고정관념일 뿐이다. 오히려 돈을 빌려주고도 받지 못하는 채권자를 생각하면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될 수도 있지 않나.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경매는 너무 어렵지 않나요?' 맞다. 일반 매매보다는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인이 범접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확인해야 할 서류들을 어디서 어떻게 찾는지, 분석 방법과 우선적인 권리에 대해 공부한다면 아파트나 단순한 권리 관계를 가진 물건들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요즘은 경매에 관한 도서도 많고, 각종 강의도 많다. '워킹맘에겐 시간이 없는데요?' 나도 워킹맘으로서 일하면서 일주일 한번 강의를 들었다.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2~3달 정도만 투자하면 금세 기본은 배울 수 있다. 마음가짐의 문제다.

'잘못 하면 너무 위험하지 않나요?' 당연하다. 하지만 일반 부동산 매매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개사만 믿고 매매계약을 했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도 다반사다. 철저하게 권리 관계를 분석하고 발품을 팔아 현장답사를 통해 현재 상황을 파악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간혹 권리 관계가 너무 복잡한 것은, 굳이 하지 않거나 일부 컨설팅을 받는 방법도 추천한다.


포기하기엔 빛나는 장점

부동산 경매는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장점이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좋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가보다 시세가 올라가면서 시세 차익을 더 크게 볼 수 있다. 특히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경매가 몇 차례 유찰되거나 연기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반대로 부동산 침체기에는 감정 평가액도 하락하고, 낙찰에 실패해 유찰이 이뤄질 경우 감정가 대비 최저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지금 부동산 부자 중엔 IMF와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일 때 경매를 통해 더 싸게 부동산을 사들인 사람들이 많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반 부동산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매물도 경매 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재건축이 결정된 물건도 간혹 경매에 나오기도 한다. 이런 물건은 경쟁률이 높고 가격이 시세보다도 높게 형성되지만, 없어서 못 사는 물건이기 때문에 향후 미래 가치를 보고 경매에 참여하기도 한다.

특히 일반 시장에서 재건축 단지의 조합이 설립된 후에는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없으나, 경매로는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분양권의 전매 제한 기간일지라도 경매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두면 해당 물건을 잡을 수 있다.

또 명동에 위치한 상가처럼 천문학적인 월세 수익을 볼 수 있는 지역 상가는 상속이 아니고선 절대 일반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지만, 경매를 통해 노려볼 수 있다. 아파트형 공장이라든지 수익성이 좋은 물건들도 마찬가지다. 상가나 오피스텔의 경우 주거용이 아닌 경우 취득 시 부가세를 내야 하지만, 경매로 취득한 경우 부가세가 면제되는 혜택도 있다.

대출이 일반 부동산 시장에서 매입할 때보다 많이 나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아파트나 빌라는 대출 비율이 일반 시장과 같지만 오피스텔, 상가, 토지, 공장 등은 감정가격의 70~80%까지 대출할 수 있기 때문에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외에도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있는 땅을 허가 없이 매입할 수 있고, 법정지상권으로 토지만 낙찰받고도 건물은 덤으로 싸게 구입하는 방법도 노려볼 수 있다.

어렵고 위험할 것 같다는 고정관념으로 멀리하기에는 장점이 많아도 너무 많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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