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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더블케어 덫' 베테랑 가이드

  • 2018.04.04(수) 15:06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
"자산관리 방식 바꾸고 가족간 미리 대비를"
"돈 수명 늘려야…잔 펀치 두려워할 것 없어"

2015년작 영화 '아델라인 : 멈춰진 시간'의 주인공 아델라인은 우연한 사고로 평생 늙지 않게 된다. 107세가 됐지만 여전히 29세의 나이에서 멈춰버린 그녀. 영원히 늙지 않는 것은 축복일 수 있지만 재앙일 수 있다. 


계속 먹고살기 위해서는 넉넉한 돈이 필요하다. 투자도 필수다. 그래서 주인공은 1920년대 제록스 주식을 샀고 수십 년 뒤 빛을 본다. 초(超)장기 투자의 효과다. 사랑 이야기가 주된 내용인 이 영화를 보면서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유독 이 장면에서 무릎을 탁 쳤다. 


현재 우리는 과거와 달리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후 준비의 중요성은 훨씬 더 커졌다. 자연스럽게 돈의 수명도 늘었다. 돈을 운용하는 기간이 길어진 만큼 관리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5060세대가 빠진 더블케어의 덫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생존 기간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다른 부담도 추가됐다. 1인 가족이 계속 늘고 있다지만 아래로는 자식을, 위로는 부모를 부양하는 이른바 '더블 케어(Double Care)' 세대 층도 두터워지고 있다. 실제 5060세대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더블케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발행하는 무크지 '행복한 은퇴 발전소'는 최근 더블 케어 문제를 깊게 다뤘다. 더블케어는 노부모 부양과 성인 자녀를 동시에 지원하고 있는 상황을 말한다일본에서 먼저 나타났고 국내에서도 기존에 없던 것은 아니지만 나이 든 자식을 부양하고 수명이 길어진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어린 자녀 양육과 노부모 간병이지만 한국은 성인 자녀에게까지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정작 큰 문제는 사실상 해결책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돈을 더 모으고 잘 굴리는 수밖에 없다. 대신 가존 간에 미리 대비를 해놓을 필요가 있다.

 

김경록 소장은 "문재인 케어 등 국가적인 지원이 늘고는 있지만 과도한 지출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며 "자녀들과도 부담을 털어놓고 얘기하고 부모님과도 실손보험은 들어놨는지, 향후 몸이 불편해질 경우 간병을 어떤 식으로 할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미리 나눠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후 대비도 '선 지출 후 노후'보다는 '선 노후 후 지출'로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 행복한 은퇴 조언하는 든든한 플랫폼

 

행복한 은퇴 발전소는 더블케어 관련 커버스토리에서 부모님 간병에 관한 페이지를 따로 마련해 적지 않은 호응을 얻었다. 앞으로 간병이 필요할 경우 자택이 나은지, 시설 간병 시 어떤 곳을 이용해야 하는지는 물론 요양시설을 고를 때 유의해야 할 점까지 세세하게 제시했다.

 

사실 더블케어 이야기는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지난해 12월 진행한 은퇴 라이프 트렌드 조사의 일부분이다. 국내 만 50~69세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은퇴 라이프 트렌드'를 조사했고 이달 말쯤 완결판을 만나볼 수 있다. 김 소장은 "그간에도 비슷한 서베이는 많았지만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은퇴 라이프 트렌드를 구체적으로 조사한 적은 없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은퇴 라이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단순한 고객 확보 차원이 아니다. "맞춤형 자산관리 전략은 미래에셋 계열사에서 짜주면 되죠. 그보다는 말 그대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한 은퇴 생활을 안내해주는 사회 공헌적 역할이 크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대의적 차원을 감안한다면 일방향적인 소통으로는 효과가 제한될 수밖 없다. 수많은 이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탄탄한 플랫폼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도 이 부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발행 1년째를 맞은 행복한 은퇴 발전소 뿐만아니라 페이스북 등을 통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과 팟캐스트 역시 같은 맥락이다. 찾아가는 세미나도 실시 중인데 오는 11일에는 오픈 스튜디오에서 은퇴 전략에 관한 3번째 세미나가 예정돼 있다. 이에 더해 유튜브에 동영상을 만들어 게재하기 위해 연구소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잔 펀치 두려워 말고 길게 투자할 필요

 

김경록 소장이 앞서 '아델라인 : 멈춰진 시간 이야기'를 꺼낸 것은 다음 저서 계획에 대한 질문을 하던 중이었다. 김경록 소장은' 1인 1기 당신을 바꾸는 노후의 기적'에서 기술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은퇴 전후로 내 손과 내 머리로 익히고 배운 기술 하나가 노후에 소중한 금융자산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김 소장은 이와 함께 돈의 수명을 늘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보고 다음 책의 주제로 고려하고 있다. 단순히 자산을 잘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길어진 수명만큼 돈의 사용시간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노후 대비 자체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에 비하면 많은 이들이 노후를 염두에 두고 연금상품을 들거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관리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들어놓은 펀드가 손실을 보기라도 하면 조바심이 난다.

 

그는 "적립식 펀드의 경우 적은 돈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손실이 나도 손실률이 크지 않다"며 "일반투자자들도 5~10년간 꾸준히 투자하면서 떨어지고 회복하는 것을 겪어보고 펀드매니저처럼 트렌드를 터득해 가야 한다"고 귀띔했다.

 

"아델라인도 제록스 주식을 샀을 당시 누군가 왜 사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는 조급해하지 않아요(I'm Patient)' 그게 답입니다. 오랜 기간 동안 차곡차곡 돈을 불려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순간적인 재테크가 아니라 적절한 비중에 맞춰 꾸준하게 투자를 해가는 것입니다. 긴 시간 자산을 모으려면 그만큼 훈련이 필요하죠. 강펀치를 날리기 위해 잔 펀치를 두려워 해선 안된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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