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이 '돌풍'이란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올 1분기에도 기록 경신은 물론 시장 예상을 웃도는 분기 성적을 달성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 1분기에 연결 기준 순이익 1413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전분기 순이익 1142억원 보다 24%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에 순이익 1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5분기 연속 1000억원대 이상을 달성하는 등 매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성적은 시장 눈높이를 웃도는 결과다. 증권 정보사이트 FN가이드가 집계한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1017억원이다. 증권가에선 작년 4분기 대형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분기 대비 두자릿수의 순이익 증가율로 날아올랐던 메리츠종금증권이 올 1분기에 쉬어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쉼없는 성장세가 지속된 것이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659억원으로 전분기 1291억원에 비해 29% 늘었고 전년동기 1351억원보다 23%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증권가 추정치(1575억원)보다 100억원 가량 웃도는 성과를 달성했다.
연결기준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3%를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3.7%포인트(p) 올랐고, 작년 4분기에 비해선 3.3%포인트 올랐다. 지난 2014년 16.2%의 ROE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6년째 두 자릿수의 ROE를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기업금융 부문에서 인수금융·사모펀드·중소기업 신용공여 등 생산적 분야로 자본을 공급하며 투자처를 다각화했고, 트레이딩·홀세일·리테일 등 전 사업부가 고르게 성장한 것이 이번 호실적의 원인”이라며 “해외대체투자 등 신시장 개척과 함께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안정적 사업구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깜짝 실적을 내놓은 것은 주력인 기업금융과 트레이딩 부문의 성장에 탄력이 붙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IB와 트레이딩에 특화한 곳으로 작년 4분기 기준 순영업수익에서 두개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0%에 달한다. IB 사업은 안정적인 이익을 유지하면서 증시 업황이 나빠졌을 때 이익의 안정판 역할을 해준다면 트레이딩 부문은 증시가 상승할 때 추가적인 이익을 내면서 실적이 확대되는 구조다.
증권가에선 메리츠종금증권의 IB 부문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데다 올 1월부터 증시 거래대금이 확대되는 등 업황이 개선되면서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이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분기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분위기가 좋다. IBK투자증권이 올 1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을 달성했으며 현대차증권과 KB증권, 하이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역시 전분기보다 급격히 개선된 성적을 내놓거나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대형사 가운데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무려 1370% 급증한 1716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